'사법농단'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2심도 무죄

김광호 / 2021-01-29 16:25:14
'정운호게이트' 수사기록 유출한 혐의
재판부 "공무상비밀누설죄 해당 안돼"
1심 "수사목적 저지 인정 안 돼" 무죄
영장 재판 과정에서 파악한 검찰의 수사 기밀을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직 판사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수사기록 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 부장판사가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이균용 이승철 이병희 부장판사)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 조의연, 성창호 판사의 항소심에서 29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광렬 판사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한 정보 가운데 재판 영역에서 사법행정 영역으로 전달될 수 있는 허용 범위를 넘어선 부분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 판사의 행위는 법원행정처에 법관의 비위 정보를 보고한 것으로 '직무수행의 외관과 실질'을 모두 갖추고 있고, 임 전 차장도 보고받은 정보를 일반에 유포하지 않고 그 목적에 맞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 판사의 보고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죄의 처벌 대상이 되는 누설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조의연·성창호 판사에 대해서도 "실무에 따라 형사수석부장에 대한 영장 처리 보고의 일환으로 수사 정보를 보고한 것일 뿐, 신광렬 판사와 범행을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신 판사 등에게 법관 비위에 대한 검찰의 수사 확대를 저지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신 판사 등은 2016년 검찰의 '정운호 게이트' 사건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영장전담 판사로 일하면서 법관 비위에 대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접수된 영장청구서나 수사보고서 등 수사기밀을 수집해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2019년 3월 '사법농단'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신 판사를 포함한 전·현직 법관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신광렬 판사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영장전담 판사들에게 보고받은 수사기밀을 직접 정리한 문건 파일 9개와 검찰 수사보고서 사본 1부를 임 전 차장에게 송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하고 조의연, 성창호 판사를 신 판사의 공범으로 기소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법원행정처에서 법관의 수사 확대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검찰 압박방안을 마련해 실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해당 수사정보가 실질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사법부 신뢰 확보 마련을 위한 법원 내부 보고의 범위에 있다"며 3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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