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금배지' 장관 38%로 최다…노무현 정부 10%, MB는 17%

김광호 / 2021-01-28 16:16:00
文정부, 입각한 현역 의원 가장 많아…국무위원 48명 중 18명
朴정부 21%(10명), MB 17%(9명)…盧정부는 10%(8명)로 최소
현 내각, 장관 3분의 1이 '친문' 현역 의원…레임덕 대비 포석

문재인 정부 들어 '금배지 내각'으로 불릴 만큼 많은 국회의원들이 입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역 의원 출신 장관 비율이 37.5%로 노무현 정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정권 초기부터 현역 의원을 대거 입각시켰던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도 여전히 정치인의 내각 기용을 선호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끝낸 후 국무위원들과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뉴시스]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두 개 부처에 또다시 현역 여당 국회의원이 지명됐다. 더불어민주당 황희·권칠승 의원이 각각 문화체육관광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4일에도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에 지명됐고, 같은 달 30일에는 민주당 박범계·한정애 의원이 각각 법무부·환경부 장관에 지명된 바 있다.

현재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내각에 입성한 현역 의원들만 해도 18명에 달한다. 이와 같은 문재인 정부의 현역 의원 내각 중용 사례를 지난 정부와 비교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 이후 역대 정부 사례를 전수 분석해봤다.

분석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거쳐간 국무위원 총 48명 중 18명이 임명 당시 현역 의원 신분이었으며, 비율은 37.5%에 달했다. 인원과 비율 모두 2000년대 이후 들어선 정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박근혜 정부는 총 국무위원 47명 중 10명이 현역 의원 신분으로 입각해 21.2%였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정권 초반부에는 의원 입각이 거의 없었다가 이후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비정치인 지명자가 낙마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인사검증에서 훨씬 수월한 현역 의원들을 지명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총 국무위원 52명 중 9명인 17.3%가 현역 의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특히 '광우병 촛불시위' 사태 이후 측근 정치인, 현역 의원들을 많이 기용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총 국무위원 80명 가운데 단 8명인 10%만 현역 의원이 입각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노무현 정부 역시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위기였던 2004년 3월 탄핵 사태 이후 현역 의원 입각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의원 출신 입각의 절대적인 수치가 높다는 특징 외에도 초반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현역 의원을 다수 기용해 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앞선 정부들은 대부분 정권의 위기 이후 현역 의원 내각 배치 비율이 높아졌다. 이와 달리 문재인 정권은 개각 때마다 국무위원의 30% 가량을 현역 의원으로 채웠다.

이와 관련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 사람 외에도 요직에 앉히는 포용적 리더십을 보인 반면 신중한 성격의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이 믿을 만하고 검증된 사람들을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러한 기조가 문재인 정권 초기부터 반영돼 '회전문 인사'와 현역 의원의 대거 입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3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최근 지명된 개각까지 모두 완료된다면 문재인 정부 현 내각 18명 중 6명인 3분의 1이 현역 의원으로 채워진다. 더욱이 최근 합류한 이들 대부분이 '친문'으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물론 장관으로 지명돼 청문 과정에 있는 권칠승·황희 의원은 모두 친문 인사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정권 말기 친문 인사들을 전진배치해 내각을 다잡고 레임덕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당정 간 업무 조율은 물론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답게 이해관계가 복잡한 의제를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역 의원 출신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전례가 없는 '현역 불패 신화'도 의원들의 입각이 늘어난 배경이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입각하면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관료 또는 학자 출신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국회 복귀가 예정돼 있거나, 새로운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경우가 많은 만큼 '보여주기식 성과'에 집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종훈 평론가는 "과거 정부를 보면 임기말에 당청 갈등이 심했고, 차기 대선주자들이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경우가 많았다"면서 "문 대통령으로선 이러한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 여당이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친문 핵심' 의원들이 앞으로도 계속 입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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