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박원순 전 시장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

양동훈 / 2021-01-25 20:31:03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보내"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 만진 것도 사실로 인정 가능"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내놨다.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인권위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보고를 의결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 [뉴시스]

인권위는 25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인권위법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직권조사 결과를 전했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증거자료, 참고인 진술,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등에 근거하면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시간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등을 보냈다는 피해자 주장이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박 전 시장이)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도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며 "이와 같은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희롱의 인정 여부는 성적 언동의 수위나 빈도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의 업무관련성 및 성적 언동이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므로, 위 인정사실만으로도 성희롱으로 판단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살펴볼 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장은 강문민서 차별시정국장이 맡았으며, 조사단은 단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됐다. 조사 실무 총괄 담당은 최혜령 차별시정국 성차별시정팀장이 맡았다.

이번 인권위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경찰은 지난달 박 전 시장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추행 피소 건은 당사자 사망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의혹 방조 건은 '무혐의'로 결론을 냈다.

경찰은 성추행 의혹 방조 사건 수사와 관련해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발부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무혐의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피고발인들의 방조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으로 송치한다"며 "제한된 여건 속에서 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말했다.

성추행 사건 피해자인 박 전 시장의 전 비서는 이날 오전 인권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통해 "저의 마지막 희망은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 발표"라며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사실 확인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살리기 위한 사실 확인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혼란을 잠재워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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