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남인순, 사과하고 의원직 내려놓아라"

권라영 / 2021-01-18 15:02:02
"남인순, 더욱 심각한 2차 가해 벌어지도록 환경 조성"
피해자 어머니도 호소…"다시 평범한 일상 살 수 있길"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정병혁 기자]

피해자지원단체 및 공동변호인단은 18일 이러한 내용의 피해자 입장문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남인순, 김영순(당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임순영(당시 서울시 젠더특보) 세 사람에 의해 7월의 참담함이 발생했고, 오늘까지 그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상황에 책임지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고소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전 시장의 사망을 언급하면서 "계획대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저는 법적인 절차를 밟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사과를 받고, 상대방을 용서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 모든 기회를 세 분이 박탈했다"고 했다.

그는 또 "세 분의 잘못된 행동의 피해자는 저뿐만이 아니다"면서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에 헌신하며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에게 충격이 되었고, 의지할 곳 없이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았던 저와 같이 연약한 피해자들에게 두려움과 공포가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남 의원이 지난해 7월 피해자 측이 고소를 준비하는 정황을 임 전 젠더특보에게 전달했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남 의원은 "피소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피해자는 이에 대해 "남 의원께서는 피소사실과 피소예정사실이 다르다는 프레임을 만드시려는 것 같은데, 피소사실보다 피소예정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며,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남 의원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저의 명예를 훼손시켰고, 더욱 심각한 2차 가해가 벌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면서 "당신의 지난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행동을 이제 그만 멈추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부모와 동생도 이날 피해자지원단체 및 공동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냈다. 피해자 어머니는 "피해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내가 죽으면 인정할까?'라는 말을 한다"면서 "자기의 모든 비밀번호를 가르쳐주며 만일을 위해 기억하고 있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 딸 앞에서 지난 6개월 동안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터져버릴 것 같아 대성통곡이라도 하고 싶지만 나는 우리 딸 앞에서 절대로 내색을 하지 못했다"면서 "내가 힘들다고 하면 같이 죽자고 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 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그날 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사실이 확실히 드러났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사실을 진작에 밝혀만 주었어도 피해자는 그토록 큰 고통 속에서 박원순의 지지자들에게 질타를 받으며 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발 지금이라도 그들이 정신을 차리고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면서 "피해자가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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