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제 내용 삭제…"복지부 운영 사이트 그대로 쓴 것" 서울시가 운영하는 임신 정보 웹사이트에 임신 말기 여성에게 가족을 배려하라며 남편의 속옷을 미리 챙기거나 밑반찬을 만들어놓으라는 내용이 담겨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6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는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임신 정보의 35주차 내용이었다. 사이트는 "입원하기 전 가족을 위한 배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두라"고 조언했다.
또한 임신부에게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두라"거나 "즉석 카레, 자장, 국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준비해 두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도 안내했다.
이밖에 화장지, 치약, 칫솔, 비누, 세제 등 생필품의 남은 양을 체크해 남아있는 가족들이 불편하지 않게 하라는 내용 등도 적혀 있었다.
누리꾼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한 누리꾼은 "본인과 태아만으로도 벅찬 임신부에게 손발 멀쩡한 남편을 위해 준비하라고 하는 게 맞냐"면서 "요리가 서투르면 배워야 할 것이고 옷은 자기 손으로 찾아 입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현대판 노비 취급"이라거나 "남편이 애 낳으러 가냐"고 꼬집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아이사랑' 웹사이트 내용을 그대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판이 커지자 서울시는 현재 이를 삭제했으며, '아이사랑' 웹사이트에도 해당 내용이 사라졌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말없이 삭제만 하면 끝이냐"며 더욱 분노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논란 글 담당 작성자와 책임자 징계 및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아직 검토 중인 상태이며 정식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주소가 커뮤니티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이미 1만5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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