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행위자, 20대 47.2%·30대 30.2%…전체 77.4% 생후 7개월 무렵 입양돼 양부모에게 학대받은 끝에 약 9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는 해맑은 미소를 지닌 아기였다. 그 조그만 몸 어딘들 때릴 데가 있었단 말인가. 죽음에 이르게 한 몸의 상처들은 '이해 불가'였다. 의붓어머니 장 모 씨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이해불가의 아동 학대는 꼬리를 문다. 지난해 6월엔 충남 천안에서 초등학교 3학년 A 군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숨졌다. A 군을 가둬 숨지게 한 40대 의붓어머니는 또 어떤 사람인가. 어린 자녀를 학대하는 그들의 뇌구조는 양심을 지닌 보통사람들과는 다를 것만 같다. 정신적으로 공감 능력이 결여된 무자비한 성향일 것이란 추측도 하게 된다.
그렇다고 "대다수의 경우 일반 범죄자들보다 특별하고 심각한 범죄적 성향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다수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동학대는 가부장적 사고를 반영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기본 유형은 아이를 본인에게 종속된 존재로 보고 훈육이 필요했기 때문에 (학대를)했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동학대가해자 중에는)내 아이를 내가 가르치는 일이니, 내 맘대로 한다는 전통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훨씬 많다. 따라서 이들은 학대를 전통적인 사회에서 하던 훈육이라고 인식하며, 경찰이 개입할 문제가 아닌 것으로 여긴다"고 부연했다.
즉 사법적 개입이 필요한 문제임에도, 여전히 '가정 내 훈육'으로 여기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이 친부모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서 조사한 '연도별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에 따르면 친부와 친모에 의한 학대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70% 이상을 차지했다. 학대행위자 연령은 20대가 47.2%, 30대가 30.2%로 전체의 77.4% 차지했다.
아동학대는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사법적 개입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치명적인 신체 폭력을 행사하는 아동학대 가해자 중에는 경계선 성격장애 등을 앓고 있는 사례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인 양 사건의 양모, 장모 씨 역시 '경계선 성격장애'에 가까운 것으로 봤다.
그러나 학대를 당하고 있음에도, 부모와 아동 간의 분리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통계청 통계지표를 보면 2019년 학대 피해 아동이 가정에 그대로 남는 '원가정보호지속' 건수는 2만5206건으로 전체의 78%에 달했다. 가정으로 복귀한 경우도 989건이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 부모의 인식 전환과 부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통계를 보면 양부모에 의한 학대는 0.3%로,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대다수다. 아동학대 원인에 대해 조사를 해보면 1위는 '양육 방법 및 태도', 2위는 '부부갈등', 3위는 '스트레스' 등으로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부모의 양육에 대한 부족한 인식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등이 아동학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공 대표는 "일단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부모와 아동을 분리해 아이들의 상태를 꼼꼼히 살핀 후에 심하면 장기분리를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분리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어 "부모에게 지속적인 상담을 하고 양육 교육을 하는 게 필요하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2019년 기준 전국에 총 65개밖에 없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확충하고 피해 아동이 지낼 곳과 치료 등 실질적인 지원들을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방지 매뉴얼에 보면 '전화 방문'이라고 되어 있는데, 무조건 현장 방문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동을 직접 대면해서 상태를 살필 수 있게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