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위헌"

김광호 / 2020-12-23 16:31:48
전원 위헌 결정…"개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유사한 기본권 침해 반복 막기 위한 선언적 의미"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불이익을 준 정부의 공권력 행사가 헌법에 어긋난 거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 헌법재판소 [정병혁 기자]

헌재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제기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헌재는 "정부의 지원을 차단할 목적으로 개인의 정치적 견해에 관한 정보를 수집·보유·이용한 행위는 개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정보수집 등 행위는 청구인들의 정치적 견해를 확인하여 야당 후보자를 지지한 이력이 있거나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의사를 표현한 자에 대한 문화예술 지원을 차단하는 위헌적인 지시를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도 인정할 여지가 없어 헌법상 허용될 수 없는 공권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정부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가졌다는 이유로 지원사업에서 배제되도록 지시한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후적인 제한으로서, 헌법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지원배제 지시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한 자에 대하여 문화예술 지원 공모사업에서의 공정한 심사 기회를 박탈하여 사후적으로 제재를 가한 것으로 정부가 합법적으로 특정 사업을 지원하는 경우와 명백히 구분되는 것으로 개인 및 단체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조치"라고 덧붙였다.

헌재 관계자는 "정보수집 행위와 지원 배제 지시는 모두 취소돼야 하지만 모두 종료된 만큼 유사한 기본권 침해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 선언적 의미에서 위헌 확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은 "야당 지지를 선언하거나 세월호 참사 등 특정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는 건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호

김광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