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후보 욕심내는 안철수에 선긋는 김종인, 왜?

남궁소정 / 2020-12-21 13:55:45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수차례 결별·화합 반복
김종인 "안철수 2011년 서울시장 기회 놓쳐…성공 어렵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0일 "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겠다"라고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 대표의 '애증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내에서 후보 단일화에 호응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내년 서울시장 공천의 키를 쥔 김 위원장은 "여러 출마자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공동취재사진]

그간 김 위원장은 여러 차례 안 대표를 향해 "야권 후보가 되고 싶으면 입당부터 하라"고 했다. 당에 들어와 같은 조건으로 경선을 치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안 대표의 출마 선언에도 당내 의원들을 향해 반응하지 말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안 대표는 21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껄끄러운 둘의 관계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대략 10년전 첫 만남부터 그들은 어긋났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2011년 '청춘 콘서트'를 함께 하며 정치적 멘토·멘티 관계로 발전했지만, 그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견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보궐선거 출마보단 2012년 총선 출마를 권유했다. 안 대표는 거절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당시 세계일보 류순열 경제부장(현 UPI뉴스 편집국장)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을 행정만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기업에서 일한 사람이 정부에 가서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큰 병"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아무 준비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것을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치를 하려면 먼저 국회의원을 해야 한다고 안 대표를 설득했지만, 안 대표는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데 왜 자기한테 하라고 하느냐'라고 했다"고 회고했다. 김 위원장은 "도대체 이 양반이 정치를 아느냐고 생각해서 말을 이어가지 않고 자리를 떴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대선 당시 "이 사람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2017년 11월 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손뼉치고 있다.[뉴시스]

2015년에도 김 위원장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고민하며 자신을 찾은 안 대표에게 "당내 분란을 수습해 기회를 찾아라"고 조언했지만, 안 대표는 탈당을 강행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그런 안 대표에게 "정치를 잘못 배웠다", "2011년 이후 보여준 게 없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재결합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조기대선 막바지에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에 대한 '킹 메이커'를 자임했다. 개혁 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안 대표의 제안을 김 위원장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후 안 대표가 대선 득표율 21.4%로 3위를 기록하며 패하면서 둘은 결별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 검증을 끝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현재까지 안 대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생각은 변함없어 보인다. 그는 지난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씨도 인생에서 기회가 있었다. 2011년 서울시장이었는데, 생각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니 서울시장을 거치지 않고 대선행에 욕심을 냈다"라며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렸다. 정치는 기회 포착을 제대로 못 하면 성공할 수 없다"라고 혹평했다.

더 이상 재결합은 없을까. 단정짓는 건 무모하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당시 안 후보 킹 메이커로 나서면서 "내가 안 후보 욕도 많이 했는데 정치란 게 그런가 보다"라며 소리 내 웃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유독 안 대표에게 싸늘한 이유로 "안 대표의 장기적 주가 띄우기 전략"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당 안팎의 '야권 후보 단일화' 요구의 강도가 변수다. 안 대표의 야권 단일후보 선언이 또 한 번 두 사람이 결합하는 계기가 될 것인가.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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