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선점 탁월, 역점 사업 뚝심 추진..."징크스 깰 수도"
'경기도지사 자리는 대권 무덤'이라는 징크스가 깨질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뿐만 아니라 인물 호감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경기도지사 자리는 대권 무덤'이라는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경기도지사, 대선 흑역사 반복
그동안 경기도지사 자리는 '대권 무덤'이란 흑역사를 반복해 왔다.
유력한 대권 주자 또는 잠룡으로 분류됐다가도 경기도지사 자리에 오르면 구설에 휘말리거나 비리에 연루돼 대선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이어졌다. 아예 정계를 은퇴하거나 변죽만 울리다 이름도 없이 흘러간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첫 도전은 이인제 전 지사가 했다.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이기도 한 이 전 지사는 역대 도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본선 무대를 밟았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 전 지사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지인 신한국당 민주계로 나서 영입 케이스인 감사원장 출신 이회창 후보와 경선을 벌였으나 패했다.
경선에 진 뒤 신한국당을 탈당해 신생 정당인 국민신당 후보로 15대 대선에 출마한 이 전 지사는 19.2%로 492만 표를 얻어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후보와 신한국당 이회장 후보에 이은 3위에 그쳤다.
이후 이 전 지사는 다시 김대중 후보를 당선시킨 새천년민주당에 합류해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으나 16대 경선 때 같은 당 노무현 후보와 다투다 중도 포기했다.
노 후보가 국민참여경선 과정에서 '노풍'을 일으킨 배후에 '김심론'이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다, 자신의 주장이 먹히지 않자 경선 자체를 포기했다.
김심론은 김대중 대통령이 물밑에서 은밀하게 노 전 대통령을 지원해 후보로 만들었다는 음모론이다.
이후 17대 대선에선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본선에서 득표율 0.7%라는 처참한 결과를 얻는 등 18대 대선까지 직접 출마 2차례, 후보 경선 2차례 등 모두 4번이나 나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이인제 전 지사 만큼 국민의 기대를 모았던 손학규 전 지사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3번의 대권 도전에서 단 한 차례도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오명을 남겼다.
손 전 지사는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빅3'로 분류됐지만 경선에 반발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옮기는 모험을 강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적을 옮긴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에 밀렸고, 제18대 대선과 제19대 대선 때는 각각 민주통합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본선 무대를 내줬다.
김문수 전 지사는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
박근혜 대세론 견제를 위해 경선룰을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로 바꾸자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고, '박근혜 저격수'를 자처해 경선 연설회에서 박근혜 지지자로부터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경선 결과는 8.7% 득표에 불과했다.
정치 개혁에 큰 기대를 모으며 젊은 층의 인기를 끌었던 남경필 전 지사 역시 대선 본선무대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다.
남 전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근혜계 의원들 중심으로 2017년 창립된 바른정당에 합류한 뒤, 19대 대선후보로 나섰으나 역시 대선 본선무대에는 오르지 못한 채 잠룡으로만 남았다.
차남의 군대 가혹행위 사건 등 여러가지 구설에 오르며 인기가 시들해진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처럼 경기도지사는 인구 1350만 명으로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유권자를 자랑하면서도 대선에만 나서면 경쟁에서 밀리는 흑역사를 반복했다.
이재명, '대권 무덤 징크스' 깰 가능성 가장 커
하지만 이재명 지사가 대선주자 선호도 뿐 아니라 인물 호감도 등 각종 여론 조사에서 최고에 오르면서 이 '대권 무덤 징크스'가 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기고 있다.
성남시장 시절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 지사는 도 지사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 등 고발건에 휘말려 2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아 어김없이 '대권 무덤 징크스'에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 10월 대법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법적 족쇄가 풀리면서 반전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 이른바 '기본시리즈'와 코로나19 대응 등 사회의 대표적 이슈를 선점하면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낙연 대표와 어깨를 견주기 시작했다.
이낙연 대표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이 지사는, 최근 발표된 잇단 여론조사에서 여당 선두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그동안의 경기도지사 징크스를 깨는 것 아니냐는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서 지지도, 인물 호감도 모두 1위
지난 17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실시한 12월 3주차 전국지표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인물별 호감도(매우 호감+대체로 호감) 조사에서 이 지사는 절반이 넘는 52%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대표가 호감도 43%, 윤석열 검찰총장이 35%로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이 지사는 비호감도(매우 호감가지 않는다+대체로 호감가지 않는다)에서도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낮은 39%를 기록했다.
윤 총장이 비호감도 5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이 대표 49% 순이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대표 호감도가 77%로 이 지사(73%)보다 소폭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총장 호감도가 83%에 달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역시 이 지사가 직전 조사대비 1%p 오른 21%를 기록, 이 대표(18%)와 윤 총장(15%)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가 1위에 오른 조사 결과는 이번 만이 아니다.
여기에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공정'의 기치를 내걸고 청청 하천·계곡 복원, 기본소득 추진 등 역점 정책 사업을 뚝심 있게 추진하며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진행한 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6개월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도권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국회의원은 "이 지사는 재판을 통해 그동안 아킬레스로 작용했던 의혹을 모두 털어버렸다"며 "게다가 이슈 선점 능력도 뛰어나다. 도정 운영 뿐 아니라 코로나19 방역 대책에서도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 지원, 신천지 사태 때 보여준 선제적·적극적 방역 대책 등이 도민을 넘어 국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역대 경기도지사의 흑역사를 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98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을 33.6%다. 자세한 내용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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