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시위부터 상복입고 저항에도…국민의힘, 공수처법 완패

남궁소정 / 2020-12-10 15:09:36
민주당 수적 우위에 속수무책…"독재하다 망한다"
與 정청래 반발하자 배현진 "부끄러운 줄 아시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밤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방해)를 시작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필리버스터는 해당 회기를 넘길 수 없다는 국회법에 따라 3시간 만에 끝났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이날 새로 소집된 임시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서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저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 수적 우위 앞에서 '완패'를 당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투쟁 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여당의 일방 독주를 강도높게 규탄하는 극언을 쏟아냈고,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는 물론 일부 의원들은 상복을 입고 '민주주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 국회는 완장 찬 정권 홍위병 세력에 의해 입법권이 무력화되는 등 그야말로 심정지 상태에 빠져있다"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 호칭을 뺀 '문재인'이라고 부르며 비난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과 민주당 정권의 대한민국 헌정 파괴와 전체주의 독재국가 전환 시도가 점점 극성을 더해가고 있다"라며 "집요한 집권세력의 획책으로 전체주의 독재국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과 최승재 의원이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공수처법 통과 관련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같은당 강민국 의원과 최승재 의원은 노란색 상복을 갖춰입고 본회의장 바닥에 앉아 '민주주의 유린 민주당을 고발한다', '文 정부는 정권을 수호말고 국민을 대변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뒤에는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근조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강 의원은 "어제 민주주의 아버지, 법치주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지금 민주당의 행태야말로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재의 괴물이 된 민주당이 전두환 정권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규탄했다. 최승재 의원도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외쳤다.

본회의 직전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충돌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입구 앞에서 좌우로 길게 늘어선 채 농성을 이어가며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뻔뻔한 민주당 정권", "위선 촛불 민주당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는데, 여기에 정 의원이 반발하면서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던 중 피켓 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말다툼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 의원이 "똑바로 하라"고 응수했고, 국민의힘 의원이 "뭘 똑바로 하냐"고 맞서면서 일촉측발 상황이 연출됐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누가 들어가는데 뻔뻔한 사람이라고 하느냐"며 "(주 원내대표가) 시켰냐"고 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정 의원에게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했지만 정 의원은 계속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주 원내대표 옆에 있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부끄러운 줄 아시라"며 항의했다. 다른 한 의원은 정 의원을 향해 "뻔뻔한 건 맞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민주당과의 입법 전쟁에서 또다시 '완패'를 당한 국민의힘으로선 대여 투쟁의 전략을 다시 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벌였던 릴레이 시위처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대국민 여론전을 강화하는 정도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공수처법이 통과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참담하고 분노가 치솟는다"며 "민주당은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외투쟁 계획과 관련 "코로나만 없었다면 광화문 광장이 넘쳐났을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 분노를 결집할지 논의해서 이 무도한 정권의 폭정을 멈출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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