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보통강 '유보도 대장'이 '바람난 여자'인 까닭

김당 / 2020-11-29 16:02:46
북한 "뛰고 또 뛰어 한달만에 산책로 공사 성과"
제8차 당대회 위한 80일전투 진군길 성과로 선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평양의 '보통강 유보도 개작공사'가 1개월만에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보통강은 대동강의 지류다.

 

▲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보통강 유보도(산책로) 개작공사를 완공했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이 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29일 '평양시에서 보통강유보도 개작공사 완공' 제하의 기사에서 '80일전투의 진군길에 이룩된 또 하나의 자랑찬 성과'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공사는 "연 22.4km의 호안석축과 4만여㎡의 콘크리트 포장, 11만여㎡의 잔디 심기, 수십개소에 달하는 휴식구 보수 및 신설, 2개의 다리와 2개의 정각보수 등을 진행하여야 하는 규모가 큰 국토관리사업"이다.

 

신문은 "시인민위원회와 시무역관리국의 일꾼들은 시멘트, 혼석, 각종 돌제품 등을 제때에 보장하기 위하여 뛰고 또 뛰었다"면서 "수도 일꾼과 근로자들의 드높은 열의에 공사가 성과적으로 완공되어 보통강반(강변)의 풍치는 완전히 변모되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유보도(遊步道)는 산책로를 의미한다. 한자말을 잘 안쓰는 북한에서 '유보도'라는 한자말을 쓰는 게 낯설다.

 

북한에서 쓰는 은어 중에는 '놀새족'이라는 익숙한 말도 있지만, '유보도 대장'이란 다소 낯선 용어도 있다. '놀새족'은 평양에서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돈을 물쓰듯 쓰는 젊은이들을 가리키고, '유보도 대장', 즉 산책로 대장은 '바람난 여자'를 뜻한다고 한다.

 

별다른 유희시설이 없는 평양에서 보통강유원지는 인기있는 데이트 코스인지라 이곳을 혼자서 산책하는 여성들을 '바람난 여자'로 희화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 청계천이 있다면 평양에는 보통강이 있다. 서울 시민들이 청계천을 따라 걷듯이, 평양 시민들은 보통강 유보도를 따라 걸으며 산책을 즐긴다.

 

▲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보통강 유보도(산책로) 개작공사를 완공했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우리가 몰랐던 평양의 또 다른 얼굴, 공원을 말하다'는 부제를 단 책 〈풍류의 류경, 공원의 평양〉(효형출판, 2018년)에 따르면, 청계천과 보통강은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하천의 길이(시내는 약 10km)와 생태환경적 기능이 비슷하다.

 

보통강은 과거의 청계천처럼 홍수로 수시로 넘치고 오물로 냄새가 심해 한때는 '재난의 강', '원한의 강'으로 불렸을 정도다. 북한은 해방 직후 1946년부터 보통강 개수공사를 시행해 강변을 중심으로 보통강유원지를 꾸몄다.

 

보통강유원지는 1958년부터 유원지의 중심 부분인 봉화다리에서부터 신서다리까지 강안 공사와 주변 녹화사업을 해 1960년까지 나머지 구간의 강안 공사와 휴식시설 설치, 녹화사업, 유보도 공사를 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에 유원지에 새 품종의 포플러나무 4000여 그루를 추가로 식재하고 컬러 보도블록을 새롭게 교체하는 등 정비 및 보수 작업을 실시했다. 또 강변을 따라 호안림을 조성하고 잔디밭 공사, 민속놀이 및 체육시설, 낚시꾼들을 위한 휴게시설 건설, 인도 포장 및 울타리 공사를 하고 보트장도 건설했다.

 

보통강유원지는 곳곳에 수영장, 연못, 낚시터, 보트장 등의 시설이 있으며 여름에는 뱃놀이터로,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도 이용된다. 또 보통강 좌우로 녹지가 풍부하다.

 

또한 보통강유원지 주변에는 류경호텔, 류경정주영체육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비, 영웅거리 주변의 인민군교예극장, 창광거리 고급 아파트, 평양체육관, 북한 최대의 목욕시설을 갖춘 창광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노동신문은 "국토관리사업은 나라의 부강번영을 위한 만년대계의 애국사업이며 인민들에게 훌륭한 생활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한 숭고한 사업"이라는 김정은 어록을 인용해 "평양을 사회주의 문화의 중심지로 더 잘 꾸려갈 일념 안고 시(市) 안의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불과 1개월만에 보통강유보도 개작공사를 결속함으로써 당 제8차대회를 향한 충성의 80일전투에서 또 하나의 자랑찬 노력적 성과를 이룩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당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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