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편입되는 가상화폐…달러약세·풍부한 유동성 뒷받침
"변동성 너무 커 언제든 급락 전환 가능성…투자 신중해야" 비트코인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8일 국내 거래 가격 기준으로 2000만 원을 재돌파했다. 이는 '코인 광풍'이 불던 2018년 1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페이팔 등 대기업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관투자자들의 가상화폐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다. '투기수단'으로 여겨졌던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도 '투자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다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달러 약세와 풍부한 유동성도 가상화폐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3년 여전과는 달리 '비트코인 랠리'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 등으로 사용되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크며 언제든 급락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도 제기된다.
돌아온 비트코인, 이번엔 다르다…페이팔 등 대기업 진출
이번 비트코인 열풍은 비트코인의 달라진 위상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2017년 말~2018년 초 당시 가상화폐 가격 상승은 투기 광풍에 따른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급등세는 가상화폐의 사용 보편화 기대에 따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은행 규제 당국인 통화감독청(OCC)은 지난 7월 미국 은행의 가상화폐 수탁 서비스를 허용했고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비트코인 투자 관련 서비스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 기대감을 확산시켰다.
글로벌 간편 결제서비스 업체인 페이팔(Paypal)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결제 및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페이팔은 온라인 지갑을 통해 디지털 화폐를 사고팔고 보관할 수 있으며 내년 초부터 전 세계 2600만 가맹점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지난 7월에 비자카드와 가상화폐 자산을 연동해 일상에서 현금처럼 결제할 수 있는 '바이낸스 카드'를 유럽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헤지펀드 등 기관 투자자도 등에 업었다
대기업들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가상화폐 가격 상승세를 예측하는 배경이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이를 근거로 가상자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투자펀드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이 금 상장지수펀드(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다"며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 비트코인이 금의 대체투자로 떠오르면서 2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정보제공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 "시장은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오름세가 헤지펀드 등 전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것에 기인했다고 진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일회성에 그칠지 모른다는 예상이 있지만, 상황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며 "제도권 편입과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출 등을 생각해보면 2017년 광풍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고 진단했다.
달러에 대한 신뢰 약화 반영…바이든 당선도 호재?
달러 약세와 넘치는 유동성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씨티은행은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 보고서에서 "통화 팽창과 달러 약세 속에서 비트코인이 21세기 금으로 떠올랐다"며 "비트코인이 내년 말까지 31만8000달러(약 3억5212만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 급등은 달러화에 대한 신뢰 약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은 달러화와 높은 역상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달러 약세 국면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가상화폐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추가 재정부양책 및 바이드노믹스 추진에 따른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유동성 정책과 함께 시중 달러 유동성을 늘리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의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바이든 당선인의 금융 정책 인수팀의 게리 겐슬러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모두 '친(親)가상화폐' 인사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모아진다.
"언제든지 급락세로 전환할 수도"…"변동성 너무 커 한계"
하지만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기관투자자 전용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영국 LMAX의 분석가 조엘 크루거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하더라도 다시 급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시장이 너무 빠르고 크게 움직이고 있어 현 상황에선 코인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화폐처럼 교환수단과 가치저장 기능 등을 수행하기에 문제가 있다면서 "변동성이 너무 크다"고 언급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도 야후파이낸스 라이브 방송에서 "중국처럼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 화폐가 발행되면 비트코인 등 민간 발행 코인은 설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비트코인 제외) 다른 수천 개의 코인 대부분은 제멋대로이며 가치가 빠르게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상현 연구원은 "최근 랠리는 비트코인이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면서도 "비트코인이 자산으로서 모든 투자자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며 금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의 입지를 갖게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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