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여배우 마츠시마 나나코가 '프로그램 네비게이터' 진행
'김대중의 복심' 박지원 인터뷰는 국정원장 되는 바람에 불발
본지 김당 대기자, 회담후 평양행…'클린턴 방북 기류' 특종비화
일본의 공영방송 NHK가 최근 2000년 6월의 첫 남북정상회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해 눈길을 끌었다.
NHK는 매주 대형 사건의 이면과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하는 '또다른 이야기 - 운명의 분기점(アナザーストーリーズ 運命の分岐点)' 연재물에서 '첫 남북정상회담 - 알려지지 않은 무대의 이면(初の南北首脳会談 知られざる舞台裏)'이란 60분짜리 다큐 프로그램을 지난 주에 방송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여배우 중의 한 사람인 마츠시마 나나코가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네비게이터'를 맡았다. 이번 주의 '또다른 이야기'는 △'대통령 김대중'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배경 △회담을 준비한 '청와대 공보수석 박준영'의 '평양의 긴박한 3일' △회담을 취재한 '기자 김당'의 '숨겨진 특종'이라는 세 가지 시선이 교차하며 전개되었다.
우선 고인이 된 대통령 '김대중의 시선'은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임동원은 정상회담 개최 2주 전에 비밀 방북해 예비회담을 가졌다. 북측은 김대중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예비회담은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그 역시 국민정서상 대통령의 참배는 안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자,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끝내 "당신이 이겼소, 참배 안해도 괜찮아"라고 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정상회담 당시 평양에서 대통령을 보좌한 박준영 공보수석 겸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을 꼼꼼히 기록한 수첩을 지금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평양의 모든 일정이 불확실한 가운데 예상을 깨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에 영접을 나왔으나 한국측 방송카메라 기자가 현장에 없어 하마터면 영상을 못찍어 북측 영상을 얻어 쓸 뻔했다며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오싹한 기분이 든다"고 회고했다.
당시 서울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서 회담을 취재한 김당 기자는 국정원의 전신 안기부의 조직도 공개와 흑금성 및 '북풍 공작' 추적보도 같은 특종보도를 통해 남북한의 '싱가폴 비밀 예비접촉' 등 남북정상회담 뒤에 숨겨진 사실에 접근할 수 있었다.
현재 〈UPI뉴스〉의 정치통일안보 대기자로 있는 김당은 당시 첫 남북정상회담 4개월 후 평양을 단독 취재하고 북한 고위 관계자를 인터뷰해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예고 등 '미국과의 수교를 통한 평화'를 원하는 북측 내부의 기류를 전했다.
또한 김당 기자는 정상회담 및 대북사업 독점과 연관된 현대의 5억 달러 대북송금도 특종 보도했다. 하지만 김 기자는 "(국가 지도자는)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는 길을 개척해야 한다"며 "정상회담은 북한 최고 지도자를 개혁개방으로 이끌고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이기에 그 자체가 정보기관의 국가공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다큐 프로그램은 원래 6∙15 정상회담 20주년을 맞이해 지난 6월에 방영할 계획이었으나 일본과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아 제작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처음에는 '김대중의 복심'으로 통하는 박지원 당시 문광부장관을 인터뷰해 '대통령 김대중'이나 '회담을 준비한 참모'의 시선으로 담을 계획이었으나, 그가 갑자기 '스파이 대장'(국정원장)으로 기용되는 바람에 인터뷰가 불발되었다는 후문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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