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유죄→2심 "피해 진술 의심" 무죄
대법 "피고인이 진술 계속 바꿔" 파기 성추행 피해자답지 않다고 추가 증거조사 없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것은 잘못됐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편의점 업체 회사 직원이었던 A 씨는 지난 2017년 점주 B 씨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B 씨가 홀로 근무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계산대 안으로 들어가 업무 설명을 하던 중 B 씨의 머리를 만지고, 의자에 앉힌 후 뒤에서 목을 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강제로 볼에 입을 맞춘 혐의를 받았다.
1심은 "피해자 B 씨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피해 경위에 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해 그 신빙성이 인정되고, CCTV 영상 촬영 사진과 부합한다"며 A 씨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B 씨의 일부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CCTV 영상을 보면 B 씨가 A 씨를 피하려 하지만 종종 웃는 모습을 보이며, 추가 접촉이 가능한 범위에서 피하여 반복적·연속적으로 신체접촉이 이루어지는 등 추행이 있었던 사람들의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2심 판단의 근거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B 씨의 진술은 일관됐지만, A 씨의 진술은 피해자와 합의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변경돼 왔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A 씨는 경찰 수사 당시 B 씨가 일방적으로 스킨십을 했다고 진술했다가, 검찰 수사시에는 장난삼아 스킨십을 하는 관계였다고 진술하고, 1심에서는 B 씨가 고백을 수차례하고 스킨십을 하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심이 든 사정들은 B 씨에게 '피해자다움'이 나타나지 않음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사건 당시 B 씨는 신체접촉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업무상 정면으로 저항하기 어려운 관계에 놓인 B 씨 입장에서 가능한 정도로 거절의 의사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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