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회사' 343곳 내부거래 금액 26조5000억 원 총수가 있는 10대 대기업 집단이 지난해 150조 원 넘게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일가 2세의 지분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했다.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의 내부거래현황은 연 1회씩 공개된다.
이번 공개 대상은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의 계열사 내부거래 내역이다. 2020년 기준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등이다.
이들의 지난해 내부거래액은 150조5000억 원이었다. 규모는 전년 대비 3조 원 줄었으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13.9%)보다 올라간 14.1%였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13.1%에서 이듬해 13.0%로 감소했다가 2017년 13.8%, 2018년 13.9%로 증가하는 추세다.
10대 그룹 중 2015~2019년 사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아진 곳은 현대중공업으로, 5년 새 7.7%p(10.3%→18.0%) 증가했다. 이어 한화(2.2%p), 현대차(2.1%p)도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LG는 같은 기간 내부거래 비중이 2.1%p 낮아졌고, 롯데(-1.9%p), 신세계(-0.5%p)도 내부거래가 감소했다.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20%를 넘는 회사가 내부 거래를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곳의 내부 거래 비중은 19.1%로, 20% 미만인 곳(12.3%)보다 6.8%p 높았다. 총수 2세 지분율이 100%인 곳의 내부 거래 비중은 18.9%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승계자금을 확보하는 등, 승계작업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시대상기업집단(64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12.2%이며, 내부거래 금액은 196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37.3%), SK(26.0%), 태영(21.4%) 등이며, 내부거래 금액이 큰 집단은 에스케이(41조7000억 원), 현대자동차(37조3000억 원), 삼성(25조 9000억 원) 순이었다.
또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지분율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 176개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11.9%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비중은 1.0%p 증가했고, 금액은 1000억 원 감소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규제에서 벗어난 '사각지대 회사(343곳)'의 내부거래 금액은 26조5000억 원이었다. 규제대상 회사(8조8000억 원)보다 3배가량 큰 수준이다. 내부거래 금액 중 95.3%(25조2000억 원)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성 과장은 "사익편취 규제의 경계선 주변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현격히 높게 나타나는 등 규제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국회에 제출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사익편취 사각지대를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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