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예산 배정은 법무부 권한…아직 검토 단계일 뿐"
검찰 내부 거세게 반발…"사실상 수사 개입과 다름없어"
법무부가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직접 일선 청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활비를 놓고 법무부와 대검 간 갈등의 골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UPI뉴스 자료사진]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대검 특활비 현장검증에서 이 같은 계획을 법사위원들에게 보고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예산 배정 업무는 법무부 권한"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의 특활비 직접 지급은 아직 검토 단계일 뿐"이라면서도 "최근 제기된 검찰 특활비 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원칙대로 법무부가 직접 특활비를 배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동안 검찰 수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특활비 배정을 대검에 위임해 왔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법무부가 제출한 특활비 검증 설명자료를 언급한 뒤 "앞으로 법무부에서 대검과 중앙지검 등 검찰청에 각각 특활비를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수사 상황에 따라 특활비가 정해지는 것"이라며 법무부가 특활비를 직접 지급하게 되면 "수사 지휘마저 법무부가 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특활비와 가장 유사한 특정활동 경비도 법무부에서 각 청에 지원하는데 유일하게 특활비만 대검을 통해 배정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특활비 정기지급분은 법무부에서 직접 내려보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수사비'라고 불릴 만큼 수사와 직접 연결되는 특활비를 법무부가 직접 배정하면 사실상 수사 개입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특활비 지원이 필수적인 대형 수사의 경우 법무부 장관 의도에 따라 정권에 불리한 사건에는 특활비를 배정하지 않고 유리한 사건에만 배정하는 식으로 수사에 관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주어진 특활비 배분 권한까지 빼앗아 말 그대로 '식물 총장'을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검토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