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GDP 대비론 25%에 불과…최소 2배이상 늘려야 안정적" 외환보유액이 10월 말 기준 4265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을 보전하거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유하고 있는 대외 지급준비자산이다. 한 나라의 대외지불능력이자 '외화 비상금'인 셈이다.
외환보유액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금융위기 등 긴급사태 발생으로 금융기관 등 경제주체가 해외차입을 하지 못해 대외결제가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도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10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4265억1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9억6000만 달러 늘었다. 증가 폭은 2018년 1월(65억 달러)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대다.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했던 외환보유액은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다섯 달째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외환보유액을 쌓아두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급격한 자본이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원화를 많이 찍어도 외국과 거래 시에는 미 달러 등 외화가 부족한 경우에는 소용이 없다. 우리나라 돈이 아무리 많아도 수출입 결제 등에 달러가 사용되므로 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기업이 해외에서 빌린 외화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면 국가 부도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외환보유액은 이 같은 상황에서 급한 불을 끄는 최후의 비상금이다.
외환위기로 불리는 1997년 국가부도사태는 이 비상금이 바닥이 나면서 벌어졌다. 은행 등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외국 금융사들이 빌려준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최종대부자인 한국은행 외환 곳간이 차 있었다면 외환위기는 없었을 것이다. 그해 12월 18일 외환보유액은 39억4000만 달러까지 감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9월 말 기준(4205억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안정적인 규모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환보유액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 당연히 커진다"면서 "외환보유액의 절대적인 규모보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준을 보는 것이 중요한데 지난 8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GDP의 25%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닐 뿐 아니라 GDP의 65%가 수출입이며, 외국인이 주식의 4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외환보유액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최소한 GDP의 50%, 안정적으로는 GDP의 80%까지는 보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미국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부양 차원에서 달러를 풀고 있지만 내년 말께 경제가 회복하면서 달러를 환수하게 되면 위기가 올 수 있다"면서 "지금 환율이 1130원대로 떨어졌을 때를 기회 삼아 외환보유액을 최소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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