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구애' 김종인에 실망했나…국민의힘 TK서 또 민주당에 역전

남궁소정 / 2020-11-02 16:48:35
갤럽 조사…민주 34% vs 국민의힘 30% 역전
"서진정책과 좌클릭으로 극우세력 떨어진 탓"
국민의힘이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또 다시 더불어민주당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민주당엔 난공불락과 같은 TK 지역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국민의힘이 2일 부랴부랴 민심 잡기에 나선 가운데, 심상찮은 TK 민심 변화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운데)가 2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TK(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1001명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해 30일 발표한 결과, 민주당 TK 지지율은 34%로 국민의힘(30%)보다 높았다. 그 전주(20~22일 조사)에서 민주당은 20%, 국민의힘은 28%를 기록했다. 전국 지지도 역시 민주당이 35%로 국민의힘(17%)에 앞섰다.

TK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더 높게 나온 것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2~4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한국갤럽이 6월 2~4일 1001명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해 5일 발표한 결과, 민주당 TK 지지율은 28%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24%)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김종인 비대위의 △ 호남 민심을 겨냥한 서진(西進)정책 △ 내부 반발 △ 모호한 정체성과 미미한 성과 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노골적으로 표출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컨벤션 효과가 끝나고 당의 새로운 추진력 자체가 부재한 상태에서 거듭된 서진정책으로 TK 불만이 노골적으로 표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TK에서 볼 때, 그동안 전폭적으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는데 자꾸 호남·진보 쪽으로 스탠스를 변화하면 '우리는 진짜 적폐네'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마침 당에서도 비대위를 끝내야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제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 최다선인 5선 조경태 의원은 지난달 29일 "이대로 가면 당이 자연스럽게 망한다"라며 "당이 더 역동적으로 국면전환을 하기 위해서라도 비상대책위원회(체제)를 끝내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 TK 지지율 하락은 김 위원장의 서진 정책과 진보 정책 등으로 태극기 성향의 강경 보수가 떨어져 나간 결과"라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부산시장 후보군에 대해 '마땅한 후보가 안 보인다' 등 당을 디스(헐뜯고)하니 전통적 지지 세력들이 떠나고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세대 지지기반이 60대 이상인데 세대 공략은 안 하고, 이미 민주당이 선점한 '경제민주화' 이슈에만 매몰돼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같은 갤럽 조사에서 60대 이상 지지율은 민주당이 31%로 국민의힘(28%)을 앞섰다. 엄 소장은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정책적 성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갤럽 캡처

국민의힘은 지지율 역전의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돌연 대구시청에서 대구·경북 시·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TK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강조했다. 그는 "TK는 대한민국 보수를 지탱해 온 큰 기둥 역할을 한 지역"이라며 "당의 든든한 기반인 TK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서진정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는 3일 의원들과 함께 광주광역시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남권 '텃밭 울타리'를 넘어 호남으로 지역적 외연을 확장해야만, 가깝게는 내년 4월 재보선, 길게는 내후년 대선까지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행보다.

다만, 원활한 호남 행보를 위해선 당 안팎의 반발을 잠재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지율 회복의) 대책은 김종인을 내보내는 것밖에 없다"(김문수 전 경기지사), "당이 더 이상 추락하는 건 참기 어렵다"(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의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엄 소장은 "김 위원장이 진보와 보수의 협공을 당하는 상황이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구보수와 결별하며 내부에서 지지를 쌓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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