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들 "우리만 할 수 있는 교육 있다…함께 행사도 추진"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학생이 사라져 폐교 위기에 처한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들이 힘을 모았다. 특색 있는 교육과 귀촌 지원 등 혜택을 내세워 아이들이 돌아오고 지역 공동체가 살아나는 '농촌 유토피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농촌유토피아연구소 주관으로 '영호남 4개 폐교 위기 학교 살리기 합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행사에는 경남 함양 서하면 서하초등학교, 거창 가북면 가북초등학교와 신원면 신원초등학교, 전북 무주 부남면 부당초등학교, 남원 사매면 사매초등학교가 참석했다.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은 선언문을 통해 "작은 학교 살리기를 통해 시골 공동체가 제대로 살아날 수 있고, 제대로 된 교육도 할 수 있다. 거창하게 말해서 국토균형발전도 가능하다"면서 "작은 학교 살리기는 애국운동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학교 살리기가 비록 우리나라의 모든 교육문제와 시골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큰 연장은 아니지만, 그 큰 연장을 만드는 작은 연장은 될 수 있다"면서 "불모의 버력땅에 나무 한 그루 심는 마음으로 지금 바로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작은 학교 살리기 성공사례로 소개된 서하초 신귀자 교장은 "서하면은 세 개의 학교가 통폐합돼서 1면 1교의 작은 학교"라면서 "작년 이맘때쯤 학생 수가 감소해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하초는 지난해 학생이 14명이었고, 올해에는 10명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와 지역민, 관공서가 힘을 합했다. 학교에서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었고, 지역민들은 주거지를, 관공서에서는 일자리를 소개하기로 했다.
이러한 전략은 성공했다. 이달 1일까지 서하초에는 10가구 17명의 학생이 전·입학했다. 서하초 측은 "현재도 전·입학 문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거지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LH에 농촌 유토피아 사업을 제안해 학교 앞에 12가구의 임대주택을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하면에는 다목적센터 2채와 청년창업지원센터도 지어지고 있다. 신 교장은 "서하면이 큰 활력을 갖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하초처럼 작은 학교만의 특색을 살려 폐교 위기를 벗어나 상생하고자 하는 영호남 4개 학교의 발표가 이어졌다. 학교의 특징과 학생들의 활동은 영상으로 소개됐다. 가북초는 현재 재학 중인 학생 3명이 직접 발표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학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작은 학교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매초 측은 "학년 구분이 없이 늘 함께하면서 인성교육이 잘 이뤄진다"면서 "또 많은 지역자원을 소규모로 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북초 측은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담임교사가 학생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 맞춤형 개별화 지도가 가능하다"면서 "한 교실에서 같은 국어수업 중에도 다른 텍스트로, 다른 방식으로 수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원초에서는 '졸업여행 프로젝트'라는 활동을 소개했다. 학생들은 졸업여행 계획단계에서부터 추진, 실행, 발표까지 모든 단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신원초 측은 "학급에 많은 학생이 있는 도시에서는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부당초에서는 지역사회 문제를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부당초 측은 "학교 앞에 불법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문제를 찾고 포스터를 조별로 제작해 붙이는 등 다 같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학교들은 교육문화공동체를 만들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 교환 방문을 추진하는 등 협력할 계획이다.
가북초에서는 "영호남이 함께할 수 있는 교육과정 행사를 추진해보고자 한다"면서 "지역 방언에 대한 과정이 나오면 저희가 모여서 대화해보는 식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농촌유토피아연구소 측은 "이런 식의 교육 중심 영호남 집락 연합시스템은 농산어촌의 신 상생 유토피아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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