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 SK바팜·카겜 상장 초기에도 고점 매수
"금융범죄, 방시혁 대표 책임져라" 목소리 이어져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이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 초반 35만1000원까지 올랐던 빅히트 주가는 어느새 17만9000원까지 내려왔다. 상장직후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45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하반기 3대 IPO '대어'로 꼽힌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까지 상장 초기에 개인들이 추격매수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상투를 잡은 개인 투자자들은 "방시혁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21일 빅히트는 전날보다 3500원(1.92%) 하락한 17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직후인 지난 15일 오전 기록한 35만1000원과 비교하면 5거래일만에 49%나 빠졌다. 12조 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은 6조 원 근처까지 줄었다.
공모주 청약을 통해 빅히트 주식을 받은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따상 당시 160%였지만 현재는 32.6%에 불과하다.
빅히트 상투 잡는 개미…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전례 반복돼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개인들은 지속적으로 빅히트 주식을 매집했다. 상장일인 15일부터 20일까지 개인은 빅히트 주식 455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597억 원, 외국인은 90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타 법인이 3072억 원을 순매도해 규모가 가장 컸다.
기타 법인은 기관투자자로 분류되는 금융회사나 연기금 등을 제외한 법인을 의미한다.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법인들이 빅히트 청약에 대거 참여한 뒤 고점에 재빠르게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올해 IPO 3대 대어로 꼽힌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의 경우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개인이 집중적으로 추격매수에 나서는 일이 반복됐다.
카카오게임즈가 마지막 상한가를 기록한 지난 9월 11일부터 5거래일간 개인은 3513억 원을 순매수했다. 카카오게임즈의 9월 11일 종가는 8만1100원이었지만 15일에는 4만6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바이오팜 역시 비슷했다. SK바이오팜이 마지막 상한가를 기록한 7월 6일부터 5거래일간 개인은 4838억 원을 순매수했다. SK바이오팜은 7월 6일 21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15일 종가는16만1500원이다.
개미 투자자 불만 쏟아져…"방시혁 대표 책임져라"
빅히트의 상투를 잡은 개미 투자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의 흥행으로 IP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BTS의 인지도로 인해 처음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 역시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부풀려진 공모가격, 회사와 언론을 믿고 2일 만에 투자금액의 절반을 잃은 팬들과 개인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수를 앞세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각종 인터넷 주식 게시판에는 방시혁 대표의 욕심으로 공모가를 부풀렸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siye****'은 "방시혁 대표는 양심이 있나, 애초부터 3~4만 원 해야 할 주식을 30만 원을 만들어놔서 이렇게 됐다"고 비판했다. 네티즌 'minj****'는 "BTS 하나밖에 없는 회사가 적자 나는 플랫폼 만들어서 네이버, 카카오와 주가를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한 금융범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는 주식을 환불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돌아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두 번 아프게 하는 일도 벌어졌다. 16일부터 웹상에는 '증권사에 연락하면 된다', '예탁결제원을 방문하면 환불 가능하다', '금융감독원을 통해 환불받을 수 있다' 등의 유언비어가 반복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IPO 종목 상장 초반 추격매수는 위험…추후 반등 가능성도 있어
증권가에서는 IPO 종목의 경우 상장 초반 추격매수에 나서는 행위의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상장 초기 잠시 정상가 이상으로 급등한 뒤 하락하는 '오버슈팅'의 우려가 큰 데다, 공모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막대한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가격변동 가능성 역시 높기 때문이다.
빅히트의 경우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상장 주식 수의 29.7%인 1005만 주였고, 상장 한 달 이내에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는 주식이 153만 주에 달해 향후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카카오게임즈는 전체 상장 주식수의 6%에 달하는 436만주의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된 지난 12일 7.36% 급락하기도 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초반 주가가 2~3일 이상 상한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은 결국 유통물량이 적어서 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빅히트는 애초 유통 가능 물량이 많았고, 초반에 고평가받는 시점에 차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주주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규 상장 종목이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거품이 빠질 때까지 충분히 기다린 후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 전망치보다 주가가 훨씬 높았던 카카오게임즈와 달리 빅히트의 경우 이미 목표주가를 하회하고 있어 향후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빅히트의 목표주가는 메리츠증권 16만 원, 이베스트투자증권 21만2000원, IBK투자증권 24만 원, 한화투자증권 26만 원, 현대차증권 26만4000원, 유안타증권 29만6000원, 하나금융투자 38만 원 등이다.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다수의 증권사는 빅히트의 현재 주가가 '저평가'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미 거래량이 유통가능주식수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에 매도 물량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주가는 적정 트레이딩 구간의 하단부에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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