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시달리다 퇴근길 기차에서 급사…법원 "업무상 재해"

김광호 / 2020-10-19 10:51:50
"과로 탓에 기저질환 급격히 악화…유족급여 지급해야" 과로에 시달리다 퇴근길 기차에서 쓰러져 숨진 노동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근로복지공단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지방법원 [정병혁 기자]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숨진 A 씨의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 1월 회사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지 한 달 뒤, 부산·경남 지사로 발령을 받았다. 이에 A 씨는 평일에는 회사 근처 사택에서 직원 2명과 함께 살고, 주말에는 기차를 타고 가족이 있는 서울로 올라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같은 해 6월 A 씨는 금요일 퇴근 후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던 중 화장실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 씨의 사인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급성 심장사로 조사됐다.

A 씨의 유족은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A 씨의 죽음이 과로나 스트레스 등 업무상 요인보다는 기저질환이 자연적으로 악화된 결과일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거절했다.

유족은 공단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유족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회사 영업 담당 부장으로서 매출이 저조했던 부산·경남 지사의 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지시를 받고 인사 이동이 됐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주 주말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하며 일주일 평균 이동거리가 1000 킬로미터에 달하는 등, 장거리 출퇴근 생활로 피로가 가중·누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법원 감정의의 의견 등을 고려할 때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해 A 씨가 꾸준히 관리해오던 기저질환이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사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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