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들 "의대생 국시 기회 달라"…정부 "입장 안 달라져"

권라영 / 2020-10-08 17:32:26
고개 숙인 병원장들…"국민 마음 잘 못 헤아려"
박능후 "한 시험만 예외적으로 재응시 어려워"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의과대학생들의 국가시험 거부에 대해 사과했다. 단체행동을 이어왔던 의대생들은 지난달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이미 추가 접수기간이 끝난 뒤라 응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 주요 대학병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와 관련해 사과 성명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학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정병혁 기자]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로 아주 힘든 이 시기에 우리 의대생이 국가고시 문제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깊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김 원장은 "환자, 또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선배로서 그동안 우리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이 엄중한 시기에 2700명의 의사 배출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약 5년간의 파급효과 그리고 우리 의료의 질 저하, 심각한 우려가 너무나 크다"고 호소했다.

그는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 달라"면서 "6년 이상 열심히 학업에 전념했고 또 잘 준비한 우리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한 번 기회를 허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국가고시가 정상화된다면 아마 이번 의대생들은 이전과 다른 국민들을 위하는 진정한 의사로 태어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발언을 마친 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 관련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학병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이들은 이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 위원장은 국시 문제와 관련해 "국민 공감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병원장들의 사과가) 당면한 의사 국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추가 응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주요 대학병원장이 뒤늦게 사과를 표현한 것에 대해선 다행"이라면서도 "전날 정부 입장을 이미 밝혔고, 하루 사이에 달라질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국시 재응시에 대한 정부 입장은 현재로서는 별다르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는 복지부와 의료계의 관계가 아닌 대국민과의 관계"라면서 "정부가 1년에 수백 개씩 치르는 국가시험 중 어느 한 시험만 예외적으로, 그것도 사유가 응시자에 의해 거부된 뒤 재응시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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