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부인의 제보로 노출된 듯…"딸 있는 북한 보내달라"

김광호 / 2020-10-08 10:55:19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 일부 언론에 수차례 연락 취해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딸 신변에 대한 걱정 때문인 듯
귀순 공개로 조성길 재북 가족 처벌 위험 가능성 커져

조성길 북한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 입국이 뒤늦게 공개된 배경에는 부인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 2018년 3월 20일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 참석한 모습. [AP 뉴시스]


7일 MBC는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이 일부 언론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고, "북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특히 부인 이씨는 망명 중에도, 국내 정착 후에도 딸에 대한 걱정으로 북한에 돌아가길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 보도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잠적한 이후 8개월 동안 스위스, 프랑스, 동유럽 국가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국내에 들어왔다.

조 전 대사대리는 처음 이탈리아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지만 안전이 우려돼 스위스로 도피했다. 이후 프랑스 망명을 시도했지만 좌절됐고, CIA를 통해 미국행도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CIA의 보호 아래 조 전 대사대리는 다른 나라로 망명을 시도하다 지난해 2월 북한대사관이 없는 동유럽 A국가의 한국대사관으로 갔다.

이때 북한 당국에 소재지가 노출됐는데,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 이씨가 이탈리아에 두고 온 딸의 신변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기 때문이다.

북측은 딸이 잘 지내고 있다며 이씨의 북송을 설득했고, 이씨는 한국행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북한은 A국 주재 중국대사관을 통해 이씨를 송환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후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입국은 지연됐고, 지난해 7월 이씨는 최종적으로 귀순 의사를 밝힌 뒤 한국에 들어왔다.

그러나 한국에 입국한 뒤 이씨는 딸 안위를 염려해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취지로 여러 매체에 제보했다. 이로써 정보당국도 함구했던 조 전 대사대리의 귀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현재 북한에 거주 중이다. 지난해 2월 이탈리아 외교부는 조 전 대사대리가 종적을 감춘 뒤 딸은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공식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개로 딸을 비롯해 조 전 대사대리의 재북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6년 망명했던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직 출신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태 의원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외교관이 근무지를 탈출해 한국으로 망명하면 북한이 '배신자·변절자'로 규정한다"며 "변절자·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조 전 대사대리가 현재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연구원 종사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상황이다. 실제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연구원의 탈북민 출신 연구원들은 거의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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