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원법 6조(조직 비공개) 구실로 세부내역 비공개 '확인불가'
LA총영사관 성추행 고위직 '어물쩍' 귀국…국정원 "수사결과 따라 징계"
국가정보원 소속 재외공관 파견 고위 공무원의 성추행이 논란이 된 가운데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부터 현재까지 파면 또는 해임된 국정원 직원은 124명이고 이 가운데서 6명이 소송 등을 통해 복직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국정원이 감독기관인 국회 정보위원회에도 징계 세부내역을 보고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김영삼 정부 이후 파면 또는 해임된 직원 현황'에 따르면 1993년 이후 9월 현재 징계조치를 통해 파면 또는 해임된 국정원 직원은 △파면 17명 △해임 107명 △복직 6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제출한 '2010년도 이후 징계처분 현황'에 따르면 △파면 5명 △해임 18명 △강등 11명 △정직 81명 △감봉 191명 △견책 113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위 두 가지 현황 자료를 종합하면 1993~2009년 동안 △파면 12명(전체 파면의 70.6%) △해임 89명(전체 해임의 83.2%)으로 파면과 해임 직원의 대다수가 이 기간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국정원은 구체적인 파면·해임 사유와 복직 내역 등 징계 세부내역은 국정원법 제6조(조직 등 비공개)를 구실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국정원의 경우 정보위원들조차 구체적인 징계내역을 확인할 수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까지만 해도 국정원은 '대외비'를 전제로 정보위에 내부 감찰결과와 징계사유 등을 보고해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세부내역을 아예 보고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이 정보위에 보고한 '내부 감찰결과 징계사유별 현황'(2013~2015년, 대외비)에 따르면, 징계 사유는 크게 △법령 위반 90건(보안위규 10, 음주운전 58, 기타 예산유용·기강문란 등 22) △직무태만 7건 △품위손상 19건 등이었다. 징계사유로 보면 음주운전이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또한 당시 국정원이 정보위에 보고한 '내부 감찰결과 징계종류별 현황'(2013~2015년, 대외비)에 따르면, △파면 3건 △해임 3건 △강등 3건 △정직 24건 △감봉 47건 △견책 33건 △불문경고 3건 등이었다.
또한 당시 국정원이 정보위에 보고한 '국정원 직원의 법령별 처벌현황'(2011~2014년)을 보면 △도로교통법(음주) 93건 △도로교통법(무면허 등) 8건 △교통사고특례법 18건 △상해폭력 9건 △기타(예산유용 등) 16건 등으로 역시 음주(도로교통법 위반) 처벌이 전체(144건)의 64.6%를 차지했다.
한편, 미국 주로스앤젤레스(LA) 한국총영사관에 파견된 국정원 소속 고위공무원이 6월 말 영사관 내에서 계약직 직원을 강제 추행했는데도 사건 발생 뒤 어떤 징계도 받지 않고 국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 국민의힘)에 따르면, LA 총영사관에서 부총영사급으로 근무한 국정원 소속 A씨는 지난 6월 하순 직원 회식 뒤에 영사관 내에서 계약직 여직원 B씨를 상대로 강제로 입을 맞추고 사타구니를 더듬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직후 B씨는 경찰에 A씨를 고소했고, 외교부는 7월 중순경 경찰로부터 수사를 개시한다는 통보를 받고서야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A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는 사건 발생 1개월 동안 사건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고,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이후에도 A씨에 대한 미온적 조사를 통해 징계 절차도 밟지 않는 등 외교부 지침에 따라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에 따르면 '외교부 장관은 행위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법령에 의한 징계 등 제재 절차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진행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측은 "아무래도 국정원 직원이다 보니 '핸들링'이 쉽지 않았다"며, 국정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원활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A씨는 원 소속인 국정원으로 복귀해 현재까지 직무배제 외 별다른 징계 없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해당 직원을 국내로 귀국조치해 감찰조사를 취했고 직무에서 배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뉴질랜드 성추행 사건에서 보듯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직원들의 낮은 성인지감수성 탓에 힘없는 계약직 여직원이 고통받고 있다"며 "국정원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강경화 장관의 직무수행 능력이 대한민국 외교부 수장으로서 과연 적임자인지 여부를 이번 국감에서 면밀히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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