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당하고도…여성 피해자 45% 가해자와 결혼

김지원 / 2020-09-28 14:57:22
통계청 '데이트폭력의 현실, 새롭게 읽기' 발표
작년 데이트폭력 신고 2만건…2년 새 41% 증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절반 가량이 폭력 가해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폭력 폭행. [UPI뉴스 자료사진]

통계청은 28일 'KOSTAT 통계플러스 2020 가을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데이트폭력의 현실, 새롭게 읽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7~2019년 사이 경찰청 자료와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조사를 근거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데이트 관계의 연인에게 1번 이상의 데이트폭력을 당하는 비율은 남자가 54.5%, 여자가 55.4%로 1% 내의 차이를 보였다. 남녀 합계는 54.9%로 절반을 넘었다.

데이트폭력 경험자 중 많은 사람들이 폭력을 휘두른 상대방과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45.0%가 데이트폭력 상대와 결혼했고, 남성도 데이트폭력 경험자 중 32.4%가 상대와 결혼했다.

데이트폭력을 당하면서도 결혼을 하는 이유에는 남녀 모두 '결혼을 못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서'(남자 41.8%, 여자 41.2%), '상대방을 계속 사랑한다고 느껴서'(남자 34.7%, 여자 21.6%)를 꼽았다.

데이트폭력 경험 시기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빨랐다. 여성은 상대방으로부터 폭력 행동을 처음 경험한 시기로 1~3개월 21.6%, 3~6개월 19.7%, 6개월~1년 19.5%라고 응답했다. 남성의 경우 1~3개월 21.6%, 3~6개월 24.6%, 6개월~1년 24.0%였다.

데이트폭력 피해 이후에는 다양한 후유증이 남았다. 특히 후유증을 겪는 비중은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더 높았다. 증상별 남녀 비율은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 문제(남성 11.0% 여성 12.5%), 알코올 중독(남성 2.6% 여성 2.8%), 섭식장애(남성 3.5% 여성 8.7%), 정신적 고통(남성 22.9% 여성 30.6%)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후유증은 전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크게 느꼈으며, 특히 여성이 정신적 고통에 더 민감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1만9940건으로 2017년 1만4136건보다 41.1% 증가했다. 반면 형사입건된 건수는 9858건으로 2017년 1만303건에 비해 줄고 있다. 신고 건수는 늘지만 경찰이 수사 착수를 결정할 만한 사건의 비중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폭행·상해가 7003건(71.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범 등 기타가 1669명(16.9%), 체포·감금·협박이 1067명(10.8%), 성폭력이 84명(0.8%) 등 순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끝에 살인을 저지른 경우도 35건(0.3%) 있었다.

2018년 기준으로 집계한 데이트폭력 가해자 가운데는 20대가 35.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0대(26.2%), 40대(18.6%), 50대(12.9%), 60대 이상(3.8%), 10대(3.2%) 순이었다.

데이트폭력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의미한다. 폭행이나 상해, 성폭력은 물론 욕을 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하는 것, 상대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고함을 지르는 것, 화가 나서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는 것, 상대방을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것, 상대방의 소유물을 만지거나 부수는 것 등의 정서적 폭력도 데이트폭력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는 데이트폭력을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개인 문제로 다루어져 온 경향이 컸다.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이며 젠더폭력이라는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며, 데이트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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