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남 "코로나로 교회 중심의 대면 예배에 많은 변화 올 것"

이원영 / 2020-09-22 13:58:47
"월남 교인들이 친일세력과 야합해 반공에 앞장"
"한국 개신교는 19세기 근본주의 세뇌신앙 뿌리"
"생각하는 교인 되어야 음모론에 휩쓸리지 않아"
"어느 학자의 말대로 21세기 기독교인들은 '질문하는 교인'이어야 한다는데, 아직도 한국 교회의 19세기적 근본주의 신앙은 개인의 독립적 사고를 말살시키므로 교인들은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이라면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세뇌되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터무니없는 여러 가지 음모론을 교인들은 그대로 믿게 되는 것입니다."

비교종교학자인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 명예교수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린 글이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반향과 함께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 교회와 신도들이 현 정부의 방역 정책에 반하는 다양한 음모론을 생산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 오 교수는 "지금 한국 교회는 교인들에게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하고 있다. 목사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 진리의 말씀으로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의 종을 거역하는 것을 하나님 자신을 거역하는 것으로 믿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 오강남 명예교수. [페이스북 캡처]

한국 개신교가 타 종교에 비해 보수 정치세력과 잘 결합하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초기 한국 개신교의 본거지는 평양이었다. 이북이 공산화가 되면서 평안도 개신교인들이 대거 남쪽으로 피란을 왔다. 서울에서 이들의 집결 장소는 평안도 출신 한경직 목사가 이끄는 영락교회였다"며 "이들은 지주들과 기독교인들과 친일반민족 세력들을 박해한 이북 공산 치하에서 겪은 쓰라린 경험을 통해 철저한 반공투사들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영락교회를 중심으로 하여 서북청년단이 결성되고 이들은 공산당 박멸에 앞장섰다. 이들 중 상당수가 제주도에 가서 기타 우익 단체들과 합동으로 이른바 4.3 사건에서 공산주의자 뿐 아니라 양민들까지 살해하는 일을 저질렀다. 제주 사건 이후 서북청년단 단원 상당수가 경찰, 군, 육사, 목회자 양성소 등에 들어가 남한 보수 정권의 중요 버팀목이 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한국 개신교는 반공에 투철한 집단이 되고 반공을 내세운 보수 정치세력과 결합하여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 친일반민족 행위를 했던 상당수 한국 개신교는 해방 후 남한에 세워진 친일 정권들과의 야합으로 꾸준히 기득권을 확대해 온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며 "이런 배경 때문에 이북과의 평화 협력을 강조하거나 일본과 대등한 관계를 수립하려는 현 정권을 두고 나라를 공산화하려 한다, 나라를 이북에 갖다 바치려고 한다, 일본과 대결하면서 나라를 망치려 한다. 대통령이 간첩이다 하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코로나19가 종교 행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기독교의 경우 예수님의 말씀처럼 특정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리라 생각한다. 감염병 위험이 있는 지금이야말로 다 함께 모여 큰 소리로 외치는 것보다 예수님의 말대로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진정으로 이르렀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본다. 불교도 지금처럼 일요일 정기 법회 대신 예전처럼 필요할 때 절을 찾고, 혼자 조용히 예불하거나 깊은 명상에 잠기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자각에 이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교회 헌금 문제에 대해선 "현재 헌금은 내가 복을 받기 위한 수단이나 교회에서 인정받기 위한 과시용으로 바쳐지는 것이 보통이고, 이렇게 하여 모여진 헌금은 하느님께 바쳐진 것이라고 하면서 하느님과 한마디 의논하지 않고 하느님보다는 교회와 교역자를 위해 쓰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개신교의 경우 천주교, 불교 등 다른 종교에 비해 목회자들의 기행·망언 등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짚었다.

"타 종교에 비해 개신교의 중앙집권적 체제가 아니기 때문인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목사님들이 훌륭한 신학교에서 정규 교육과 신학적 소양을 가지고 목회에 임하는 이들도 많지만 상당수는 천주교 신부나 불교 승려에 비해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도 교역자들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심지어는 무허가 신학교 졸업장이나 가짜 학위를 가지고 목회하는 이들도 있고 처음부터 자질이 의심스러운 이들이 신학교에 들어서는 것도 사실인데 이런 미자격 목회자들이 기행이나 망언의 주인공들인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오강남 교수는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가르쳤다.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둘러보기' '도덕경' '예언자' 등 다수의 저술과 역저가 있다.

KPI뉴스 / 정리=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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