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두 학기째…"실시간이어도 집중도 떨어져요"

권라영 / 2020-09-11 14:06:48
"예정된 비교과활동, 축소 또는 취소돼 아쉽다"
"어려운 상황 함께 헤쳐나간다는 연대감 느껴"
# 올해 수도권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한 A(16) 양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강화되면서 8월 단 이틀 등교한 뒤 지금까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외고이다 보니 친구들, 선생님들과 외국어로 대화하며 회화 실력을 키우길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런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다.

# B(16) 양이 다니는 비수도권 기숙형고등학교는 원격 수업을 미리 녹화한 영상으로 진행한다. 직접 촬영하는 선생님이 있는 반면, EBS 강의를 올려주는 선생님도 있다. B 양은 두 방식에 차이가 크게 난다고 느낀다.

▲ 지난 4월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작된 원격수업이 2학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수도권 고등학교는 교내 밀집도를 3분의 1로, 비수도권 고등학교는 3분의 2로 유지하고 있다. 대학 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고등학교 3학년들이 우선적으로 등교하면서 1, 2학년들은 전면 또는 격주 원격수업 중이다.

UPI뉴스는 지난 10일 고등학교 1학년 학생 3명과 메신저를 통해 비대면으로 코로나19가 학교생활에 끼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C(16) 군이 재학 중인 비수도권 국제고등학교는 격주 등교제를 시행하고 있다. 원격수업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나 '줌'과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모두 실시간으로 진행한다.

C 군은 "실시간 수업을 하는 경우 학생들이 집에서 듣다 보니 다소 수업을 해이하게 듣는 경우가 있다"면서 "등교수업보다 대답을 덜 하는 편이기도 해서 아무리 실시간이어도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수업이 아니라 EBS 강의로 대체하는 경우에는 다른 문제도 있다. B 양은 "EBS 강의에서 중요하게 강조하기에 눈여겨봤던 부분이 있었는데, 학교에서는 그냥 지나가고 시험에도 안 나와서 허무했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 친구들은 학교 선생님께서 촬영해주시는 수업 영상이 아니면 성실하게 듣지 않기도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격수업에서는 수행평가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고충도 있었다. A 양은 "1학기 때 격주 등교제를 했는데 등교하는 주에 수행평가와 과제 제출이 몰려 있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급식실에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문재원 기자]

학교생활도 입학 전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 B 양의 학교는 4인 1실인 기숙사 방이 코로나19로 인해 2인으로 바뀌면서 못 들어간 학생들도 꽤 있다. 다행히 기숙사에 입사한 B 양은 아침, 저녁마다 발열 체크를 하고 기숙사 내 독서실이나 활동실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 학교 기숙사에는 격리실이 마련돼 있다고 한다.

B 양은 학교생활에 대해 "모둠 활동도 못 하고, 체육대회 등 큰 행사도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학생회장단끼리의 모임도 굉장히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실망스럽다"면서 "급식 시간에도 친구들끼리 붙어서 먹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놀지도 못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C 군도 "코로나19로 인해 국제교류, 해외체험학습, 모교 방문 설명회, 학술제 등 수많은 비교과활동들이 축소 또는 취소됐다"고 아쉬워했다.

A 양은 "친구들과 SNS 등을 통해 친해져 교우관계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처음 본 친구들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알아가기보다 자기소개 같은 공식적인 정보로만 알아가서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가 제한된 상황 안에서 노력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C 군은 "비교과활동을 온라인으로라도 시행하려고 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A 양은 "선생님들이 줌 프로그램의 기능인 소회의실을 사용해 2~4명의 인원이 외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등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연대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영어 뮤지컬부에 속해있는데, 줌을 통해 연습하고 무관중 공연을 올린 뒤 댓글과 카카오톡으로 감상평을 나누면서 어려운 상황을 함께 헤쳐나갔다는 유대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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