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자 30%가 후유증 겪어 만만치 않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많은 확진자들이 치료를 받은 뒤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온전히 일상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다. '완치'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잖다. 무증상으로 지나는 비율이 높은 젊은 층에서조차 후유증을 겪는 이들이 심심찮았다.
부산대 박현(49) 교수는 지난 2월 미국에서 돌아온 후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6개월 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린 바 있다. 박 교수는 머리에 안개가 끼는 듯한 브레인 포그(brain fog), 가슴통증, 위통, 피부 이상, 만성피로 등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20대 여성이 온라인에 글을 올려 "37일 만에 2차례의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지만 후유증과 함께 찾아온 고통으로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했다.
UPI뉴스는 코로나19 확진 후 치료를 받고 퇴원한 사람들 중에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례를 추가 취재했다.
#1. 대구 수성구 김윤정(27·여) 씨
= 지난 2월 입원해 1평짜리 공간에서 3주 생활한 뒤 퇴원했다. 그런데 후유증이 6개월이 지난 이후 오는 것 같다. 취업준비생인데 이전과는 달리 자기소개서도 못 쓸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병상에 오래 누워있어서 회복기에 으레 겪는 일이고 취업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증상이 악화됐다.
샴푸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진다. 이런 적 처음이다. 숨도 가빠져서 천천히 호흡하려고 의식을 해야 한다. 또 두 달 전부터 생리를 안 한다. 올해는 취업준비 포기하고 건강 위해서 푹 쉬는 중인데도 엄청 피곤함을 느낀다. 무기력하고 밤 9시면 자게 된다. 정신도 산만하고, 몸이 힘드니까 계속 안 움직이고 멍때리게 된다.
#2. 2000여 구독자 보유한 유튜버 지니언니
= 5월 초에 증상이 있었고 5월 첫주말에 확진을 받았다. 5월 말 병원에서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그런데 7월 말부터 이틀동안 목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3일째 기침이 나기 시작하더니 그 후 3주 간 기침했다. 몸이 아프거나 감기에 잘 걸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기침약, 감기약이 안 들었다. 코로나 걸린 이후 몸이 약해진 것 같다.
기침이 '콜록콜록'하는 건조한 기침이 아니고, 목 위로 무언가 올라오는 기침이다. 그리고 뭔가 나온다. 침을 뱉어보면 투명한데 그 안에 하얀색 뭔가 있다. 코로나 걸렸을 때는 그나마 건강하게 나은 편이라 나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만만하게 봤는데, 3개월이나 지난 이 시점에 아직까지도 고통받는 1인으로서 코로나가 장난이 아니라는걸 느낀다.
일주일 전부터 자꾸 코맹맹이 소리 나는데, 코가 막히거나 냄새가 안 맡아지거나 하진 않다. 근데 왜 자꾸 코맹맹이 소리 나는거냐.
#3 경기 광주 유한수(42·남) 씨
= 코로나 완치 판정을 받고 난 이후 30분 이상 걷는 게 힘들다. 숨이 차서 중간에 쉬어야 한다. 심폐기능이 떨어진 것 같다.
격리기간 동안 8킬로가 빠졌다. 코로나 이후로 유난히 더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고, 이상하게 근육통도 많이 느낀다. 더위도 이전보다 더 많이 느끼는 것 같고 최근에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졸린데 잠을 못 자니 더 고통스럽다. 이 상태가 반복되니 기억력도 떨어지고, 약간 이명까지 들리는 것 같다. 삶의 질이 완전 떨어졌다.
#4 유튜버 이정환(25·남) 씨
= 지난 4월 5일 확진 판정받고 6월 1일 퇴원했다. 나도 코로나19에 걸려 정말 염라대왕과 하이파이브 5번을 할 뻔했다. 코로나 후유증은 지금도 있다. M자 탈모가 심하게 왔는데 제 목숨값이라고 생각하면 탈모는 정말 경미한 후유증이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감사하고 있다. 기관지가 망가지거나 한 것은 없다. 피부과 가서 뿌리는 탈모약 받아 자기 전에 열심히 뿌려주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후유증 사례에 대해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전체 코로나 완치자 중 후유증을 겪는 사람이 30%가량이라고 한다. 이들은 우울증, 불안장애, 바이러스가 신경을 침범해서 오는 브레인포그 등을 겪고, 또 자기의 이름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인지장애를 겪는다"고 했다.
이어 "국가에서 완치자라고 퇴원시키고 끝낼게 아니라, 입원 환자에 대해 혈액검사, 엑스레이 등 지속적인 추적검사 지원을 해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바이러스 자체가 전체 혈관을 다 공격하니까 근육, 소화기 계통 전반에도 문제가 생기고, 치매랑도 연관될 수 있다"라며 "독감도 심하게 앓게 되면 굉장히 힘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심리치료, 운동 등을 통해 극복해야 하고, 심각하면 약물치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게재된 이탈리아 의료진들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 143명 가운데 87.4%에 달하는 125명이 후유증을 겪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79명(55.2%)은 3개 이상의 후유증이 나타났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이는 18명에 불과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권라영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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