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11일째…정부-의사, 합의점 찾을 수 있을까

권라영 / 2020-08-31 17:20:18
대전협 "정부에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 있는지 의문"
정부 "대전협과 공개토론회할 의향 있어…적극 추진"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11일이 지났지만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갈등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대한의사협회도 다음달 7일부터 3차 파업을 예고하면서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을 지속하기로 결정해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전임의가 의료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9일 밤부터 30일 아침까지 밤샘 회의를 통해 단체 행동을 중단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대전협은 이에 대해 정부의 '원점 재논의' 명문화 거부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지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지금까지 수차례 반복된 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면 재논의'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라는 모호한 정치적 수사를 사용해 일방적인 합의안만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전공의들을 법적 처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에 진정성 있는 대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의사단체들 사이의 갈등은 지난달 23일 당정이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매년 400명씩 늘리기로 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위기에 직면하자 이들은 몇 차례 마주앉았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지난 19일 정부와 의협의 긴급회동은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이후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전협, 최대집 의협 회장과 각각 만났고 양측 모두 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와 의사단체들은 이른바 '4대 악 의료정책'에 대해 재논의를 하자는 데에는 뜻을 모았으나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하겠다는 반면 대전협은 '원점 재논의'를 원하며 서로 물러서지 않고 있다.

▲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을 지속하기로 결정해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 광장에 한 전공의가 의료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정부는 법적 대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 이어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10명을 고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사유와 사실관계를 파악해 분명히 확인된 사안에 대해서만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전협의 입장은 다르다. 대전협 측은 고발된 이들 가운데 한 전공의는 코로나19 환자 진료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돼 자가격리 중이었으며, 다른 전임의는 25~27일 병동에 출근해 근무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 등과 함께 확인하고 고발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병원과의 협조 미흡이나 병원 측에서의 착오 등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 이후 조사과정에서 고발을 취하하거나 정상참작을 하는 등의 조정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파업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는 항암이나 수술 스케줄이 미뤄졌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의협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다음달 7일부터 무기한 파업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의료공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와 의사들은 다시 마주앉아 대화할 수 있을까. 대전협 측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진실된 태도로 대화에 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정부와 의료 취약지역, 기피과 문제, 첩약 급여화로 우려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 문제 등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정부는 대전협과 공개토론회를 할 의향이 있으며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확한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향후 사회적 논의를 통한 공감 형성을 위해서 이런 토론회는 적극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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