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댓글부대' 원세훈 항소심도 '징역 7년' 중형

주영민 / 2020-08-31 17:17:19
"국정원 정치관여 매우 엄중한 처벌 불가피" 이명박 정부 시절 야당 인사에 대한 정치공작을 지시하고 민간인 댓글 부대를 운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69)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4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원순 제압문건' 관련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31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총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 구형과 같이 원 전 원장에게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0년, 약 198억 원 상당의 추징금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무죄 판단과 달리 원 전 원장이 자신이 사용할 목적으로 국내 유명 호텔의 스위트룸을 임차하는 데 총 28억 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혐의를 유죄 판단했다.

하지만 원 전 원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중 권양숙 여사 여행을 미행하며 감시한 부분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일본 출장을 미행하고 감시한 부분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정보기관의 정치관여 문제로 수많은 폐해가 발생했고 그 명칭이나 업무범위를 수차례 바꾼 과정 등을 보면, 국정원의 정치관여는 어떤 형태이든 매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정치관여 목적이 명백한 '국가발전미래협의회(국발협)'라는 민간단체를 국정원 주도로 설립하고 운영자금도 지원한 것은 대단히 잘못"이라며 "국고손실 금액도 크고, 유죄로 인정된 뇌물액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장·국장 등으로 근무하며 국가안전보장에 매진하던 다수의 국정원 직원이 원세훈 전 원장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고 여러 범죄에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원 전 원장 등은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 내 불법 사찰 일환으로 이른바 '포청천' 공작팀을 꾸려 운영하고, 당시 유력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을 상대로 조직적인 사찰을 하며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민간인 댓글부대에 국정원 예산 65억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 이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 2억 원 및 현금 10만 달러 전달 혐의, 안보교육 명분 정치 관여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도 MBC 인사에 불법 관여한 혐의,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사업 혐의, 호화 사저 마련 횡령 혐의 등도 적용됐다.

앞서 1심은 각 혐의를 분리 심리한 뒤 선고 전 병합해 총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수장으로서 재임기간 내내 직위를 사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며 "국가의 안전보장 의무를 저버리고,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영민

주영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