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집단' 법리 첫 설시…박사방 재판에도 영향 미칠 듯 조직적으로 허위매물 사기를 저지른 인천의 중고차 판매조직은 '범죄집단'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0일 해당 중고차 판매조직이 형법상 범죄집단에 해당한다며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재판부는 "이들은 대표·팀장·출동조·전화상담원 등 정해진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는 점에서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 즉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특정 다수인이 사기범행을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대표, 팀장, 출동조, 전화상담원 등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며, 사기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 해당 법령이 개정된 뒤 처음으로 '범죄집단'에 관한 법리를 규정한 판결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형법 114조는 특정 다수인이 범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으로 정해진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해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춘 계속적인 결합체를 '범죄집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범죄집단이 범죄단체처럼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출 필요는 없지만, 계획과 실행을 용이하게 할 정도의 조직적 구조를 갖춘 경우로 봤다.
이번 판단은 범죄집단에 관한 법리를 처음으로 설시한 것으로, 동일한 혐의가 적용된 이른바 '박사방' 일당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범죄집단' 혐의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일당에게도 적용된 상태다.
앞서 지난 2018년 검찰은 허위 매물로 구매자들을 유인해 수십억 원 상당의 중고차를 판 혐의로 무등록 중고차 판매조직 대표 A(25)씨 등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B(24)씨 등 조직원 8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중고차량을 불법 판매해 돈을 챙길 목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활동했다며 형법상 '범죄단체활동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모두 "상호 간 친분을 바탕으로 개별적 팀으로 결성됐을 뿐 조직원들의 지위에 따른 명령과 복종체계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집단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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