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한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해 주민소송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9일 안모 씨 등 8명이 용인시장을 상대로 낸 주민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은 이정문·서정석·김학규 전 용인시장 등 대부분 청구 대상에 대해 '주민소송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주민소송의 대상으로 인정한 것이다.
소송이 제기된 지 7년 만의 판결로 그동안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해 제기된 주민소송에 대해 하급심은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각하 판단을 해왔다.
대법원은 "주민소송의 대상은 주민감사를 청구한 사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충분하고, 원심의 판단처럼 주민감사청구사항과 반드시 동일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성 여부는 주민감사청구사항의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그로부터 파생되거나 후속하여 발생하는 행위나 사실은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용인시가 한국교통연구원 등으로부터 오류가 있는 용역보고서를 제출받았다는 것도 재무회계행위와 관련된 것"이라며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요구하는 것도 주민 소송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원심은 한국교통연구원의 수요예측행위 자체가 지자체의 '재무회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이 주민소송 대상 범위를 넓히면서 서정석 전 시장에 대한 추가사업비 부담협약 부분, 김학규 전 시장에 대한 사업방식변경·재가동 업무대금 부분, 정책보좌관 박모 씨에 대한 위법한 공무원 임용 부분도 서울고법에서 다시 판단을 받게 됐다.
용인경전철 사업은 2002년 본격 사업이 추진될 당시만 해도 완공 시 일평균 13만9000명의 교통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2013년 운행 첫해 이용수요는 1일 평균 9000명에 불과했고 5년 후인 2017년 기준으로도 2만7000명에 그쳤다.
사업과정에서도 캐나다 건설회사인 봄바디어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용인시가 분쟁을 빚어 국재중재법원(ICA)에 가는 등 용인시가 지급해야할 미지급 공사비와 최소운영수입 보장 등의 지출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용인시 주민들은 2011년까지 이번 사업과 관련해 투입된 1조32억 원을 용인시가 입은 손해로 보고 사업 이정문·서정석·김학규 전 용인시장과 관련 공무원들, 실사를 진행한 한국교통연구원 등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김학규 전 시장과 그의 정책보좌관 박 씨에 대해서만 법무법인 선정 과정에서 공정한 입찰을 방해해 용인시에 손해를 입힌 책임을 인정, 5억50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을 정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도 김학규 전 시장의 정책보좌관 박 씨의 책임을 인정해 10억25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정했다.
재판부는 박 씨가 경전철 관련 국제중재재판을 받게 된 용인시의 소송 대리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높은 입찰금액을 써낸 특정 법무법인에 유리하도록 평가기준표를 수정해 시에 손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박 씨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김 전 시장에게 있다고 인정한 1심과 달리, 2심은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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