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재명 무죄 취지 파기환송···"허위사실공표 아냐"

주영민 / 2020-07-16 15:09:14
쟁점 사안 토론회 발언 7대 5로 의견 엇갈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볼 수 없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이 항소심 판단이 공직선거법을 오해해 판결했다며 파기환송 결정을 내려서다. 항소심이 파기되면서 이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 16일 오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1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지사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한 토론회 발언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 법리적 오해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토론회에서 한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이나 의혹 제기에 대해 답변하거나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 발언은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어떤 사실을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한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으로서는 상대 후보자의 질문 취지나 의도를 '직권을 남용해 불법으로 강제입원시키려고 한 사실이 있느냐'로 해석한 다음 그러한 평가를 부인하는 의미로 답변했다고 볼 수 있다"며 "피고인이 상대 후보자의 질문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부인 답변을 제외한 피고인의 나머지 발언에는 허위로 단정할 만한 내용이 없다"며 "피고인이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절차에 관여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 후보자의 공격적 질문에 대해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 또는 일부 부정확하거나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반대사실을 공표했거나 전체 진술을 허위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날 핵심 쟁점은 후보자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자가 한 질문에 대해 이 지사가 이를 부인하면서 일부 사실을 진술하지 않은 것을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주재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다수의견(7명)으로 피고인의 발언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달리 5명의 대법관은 처벌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여해 질문·답변하거나 주장·반론하는 것은, 그것이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표현된 내용에 허위가 없다면 법적으로 공개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사항에 관해 일부 사실을 묵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진술을 곧바로 허위로 평가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의 강제 입원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한 토론회에서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 있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된 토론회 발언 부분을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지사가 후보자 시절 TV토론회에서 친형 강제 입원에 관여한 사실을 부인하며 답변하지 않은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답을 하지 않음으로써 반대 사실을 말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된 직권남용 혐의, 검사 사칭 사건,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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