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점…'국보급 희귀' 나전합 일본서 돌아왔다

권라영 / 2020-07-03 15:00:14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일본 컬렉터와 협상 끝 구매
올 하반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통해 공개 예정
고려 예술을 대표하는 나전칠기 유물인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합(나전합)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나전합은 하나의 큰 합(모합) 속에 여러 개의 작은 합(자합)이 들어간 형태를 가리키는 '모자합'의 자합으로,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것은 전 세계에 3점뿐이다.

▲ 일본에서 돌아온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합.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나전합을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의 한 컬렉터에게 사들여 국내로 들여왔다"고 2일 발표했다. 재단이 2013년 이래 환수한 740여 건의 문화재 가운데 단연 뛰어난 국보급 희귀품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문화재청의 위임을 받고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장자와 협상을 통해 이러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번 환수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자합 형태의 나전합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고려 나전칠기는 고려청자, 고려불화와 함께 고려의 미의식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공예품으로 손꼽힌다. 송나라 사절로 고려에 왔던 서긍이 "극히 정교하고 솜씨가 세밀하여 가히 귀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현재 고려 나전칠기는 전 세계에 불과 20여 점만 존재한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의 주요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우리나라는 온전한 형태의 고려 나전칠기 유물을 단 2점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나전합이 돌아오면서 3점으로 늘어났다.

▲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열린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합' 언론 공개회에서 정재숙(가운데) 문화재청장, 배기동(왼쪽) 국립중앙박물관장, 최응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이 유물 제막식을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문화재청은 지난 1~3월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통해 환수된 나전합의 비파괴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나전합은 전형적인 고려 나전칠기의 제작기법과 재료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무로 모양을 잡은 뒤 그 위에 천을 바르고 옻칠을 한 목심칠기이며, 판재 안쪽 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칼집을 넣고 부드럽게 꺾어 곡선형의 몸체를 만들었고, 바닥판과 상판을 만든 후에 측벽을 붙여 제작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이날 나전합을 언론에 공개했다. 일반에는 올해 하반기에 계획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고대의 빛깔, 옻칠'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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