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 "권력·사기꾼·MBC 합작, 업그레이드 된 김대업 사건"

주영민 / 2020-07-02 11:33:04
"녹취록은 100% 내가 창작…한동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아" 이철 전 VIK(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협박 취재'한 혐의(강요미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번 사건은 정치권력과 '사기꾼', 이에 부화뇌동한 언론(MBC)의 합작품으로 '업그레이드된 김대업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MBC는 지난 3월 31일 이 전 대표 주장을 근거로 이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검·언 유착'의 장본인으로 보도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과 공모해 여권 인사 비리를 캐기 위해 이 전 대표를 상대로 강압적 취재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 채널A 본사 전경. [뉴시스]

이 전 기자는 지난달 30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라젠 여야 로비 자료'가 있다는 '제보자X' 지모 씨 말에 끌려 들어가 그의 이름을 확인도 못 한 채 무리한 취재를 한 것을 후회한다. 일단 로비 자료만 확보하자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했다.

이 전 기자는 "서울남부지검에선 '유시민 수사'를 하지 않았는데 (이 전 대표 대리인인) 지 씨는 '(검찰이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 관련해서 물어봤다'고 뻥을 쳤다"며 "협박받은 사람이라면 본인이 받지도 않은 수사에 대해 나한테 대리인을 통해 거짓말을 했겠느냐"라고 말했다.

지난 2월 13일 한 검사장을 만나 대화한 것에 대해선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 대화는 15분이 채 되지 않는다. 검찰 개혁, 공수처 등 법조 이슈로 대화하다 대화 막바지에 '신라젠 의혹'을 물어봤는데 (한 검사장 반응이) 시큰둥해졌다. '서민 다중 피해 사건'이라고 하면서 '한 명이 100억 원 피해본 것보다 100명이 1억 원씩 피해보는 게 더 크다. 여러 명이 피해를 본 사건이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유시민 의혹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난 유시민 관심 없다'고 했다. 반복해서 물어봐도 마찬가지 답이었다. 마지막에 내가 '이철한테 편지도 썼거든요'라고 했더니 한 검사장은 '그러다가 한 건 걸릴 수도 있죠. 그런데 오늘은 저녁 어디 있을 거죠?'라며 숙소를 물었다. '더 이상 대화를 하기 싫다는 뜻이구나'라고 느꼈다. 그래서 나왔다. 그런데 수사팀은 '그러다가 걸릴 수도 있죠' 그 한 문장을 한 검사장과 내가 공모한 증거라고 들이밀더라. 정권 겨냥 수사를 하다 좌천된 사람이 정권과 민감한 신라젠 사건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게 상식적인가."

한 검사장과 만난 다음날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첫 편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수사팀은 내가 한 검사장의 오더를 받고 편지를 썼다는 주장인데, 이미 써놓은 편지였다"며 "편지는 2월 10~11일 미리 써놓고 법원 우체국이 멀어서 책상에 올려뒀다가 14일 보낸 것 뿐이다. 답을 정해놓고 수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 전 기자가 지 씨에게 두 차례 보여준 녹취록에 대해서는 "3월 13일 녹취록은 100% 내가 창작한 것이다.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토대로 쓴 거고 A4 용지 반장 분량이었다"며 "한동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는 지 씨에게 3월 22일 통화 음성을 6~7초간 들려줬다. 이에 대해 이 전 기자는 "'나도 뭐라도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음성을 들려준 거다. 이 사람이 검찰 누구를 아는 것도 아니고 대충 한 명 목소리를 들려주면 믿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7초 정도 들려줬는데 한 검사장이 아닌 다른 법조계 취재원과의 대화를 녹음한 걸 들려줬다"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에 따르면 당시 지 씨가 "그 목소리가 한동훈이 맞냐"고 물었고, 이 전 기자는 "긍정도 부정도 안 할게요"라고 답했다고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전 기자는 "솔직히 이철 입장에서는 그게 한 검사장의 목소리든 아니든 결과적으로는 상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헤어지고 한 두 시간 뒤 통화를 했는데 지 씨가 '한동훈 검사장이 도와주시는 거죠'라고 아예 한동훈을 박아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너무 (검사와) 연결을 요구하는 것 같아서 '도와준다는 말은 위험하다'고 했다. 서로 기분 나쁜 상황에서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끝으로 이 전 기자는 "왜 이렇게까지 됐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는 정치권과 거대 언론사와 함께 작정하고 치밀하게 나왔다. 내 입장에서는 잘해보려고 한 거다. 억울한 사람들(VIK 피해자 3만 명)의 원한을 풀어주려고 했는데. 4월 예정돼 있던 일본 연수 출국 전에 빨리 성과를 내고 가려 하다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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