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연이은 윤석열 때리기…7월 인사 포석?

주영민 / 2020-06-26 16:25:07
폭탄 발언 배경…인사 통한 검찰개혁 신호탄 분석
윤 총장 전방위적 사퇴압박 본격화 시각도 제기돼
야권 대대적 반발 불러온 점 걸림돌 가능성 남아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었다.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는 일해본 적이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연이은 폭탄 발언의 배경에 7월 예고된 대대적인 검찰 인사에 대한 포석 깔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 윤 총장에 대한 사퇴압박이 본격화했다는 시각도 나온 가운데 야권에서는 추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는 등 논란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UPI뉴스 자료사진]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내달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앞두고 추 장관의 탈검찰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4월 신임 법무부 차관에 고기영 서울동부지검을 임명한 이후 법무실장, 인권국장 등 요직에 대한 조직개편에 나선 것이다. 또 지난달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 권고안을 심의·의결하면서 검찰 인사 개혁을 통한 쇄신 인사의 기반도 조성했다.

내달 검찰 인사가 윤 총장을 주축으로 한 특수통 중심에서 형사·공판부 중심의 인사로 변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는 추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 방안의 주요 축의 하나로 꼽힌다. 특수통 검사 중심의 검사들이 중심이 아니라 형사·공판 중심의 인사를 통해 검찰의 엘리트 문화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겠다는 게 추 장관의 구상이다.

당초 총선이 끝난 뒤 정권 관련 수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청와대와 여권의 힘을 받아 추 장관이 윤 총장의 거취를 두고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법조계 안팎의 전망이 최근 현실화한 것도 추 장관의 인사를 통한 검찰개혁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추 장관이 전날(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작심한 듯 윤 총장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은 이유도 내달 검찰 인사를 앞둔 포석 깔기라는 것이다.

이날 추 장관은 "장관 말을 들으면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제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며 작심한 듯 윤 총장을 질타했다.

검찰을 두고 일제강점기에 빗대기도 했다. 추 장관은 "해방이 돼 전부 태극기 들고나와서 '대한민국 독립 만세'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일제 경찰 불러서 신고해야 한다고 하는 건 시대 흐름을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청회에서는 검찰 수사에 대해 "무뎌지거나 그릇된 방향으로 왜곡된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총장에 대해 작심한 듯 질타하고 검찰을 일제강점기에 비유하며 몰아붙인 게 모두 검찰개혁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를 앞둔 여론전이라는 게 법조계 일각의 시선이다.

재경지검 출신 한 변호사는 "특수통 중심에서 형사·공판부 중심의 인사개혁안이 나올 때부터 검찰 내부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감지됐었다"며 "최근 벌어지는 추 장관의 강경 발언은 연초 고위급 인사에 이어 이번에는 부장검사 이하 실무자에 대한 인사 단행을 통해 검찰을 뿌리까지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의 이 같은 행보가 사실상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도 제기된다.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윤 총장 스스로 사퇴할 것을 종용한다는 취지다. 공개적인 돌발 발언과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 등을 통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야권의 사퇴 압박에 이어 추 장관의 작심 발언이 이어지는 등 끊임 없이 윤 총장을 압박하는 게 스스로 사퇴를 하라는 것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며 "검찰 안팎에서 조만간 윤 총장이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귀뜸했다.

다만, 추 장관의 발언이 야권의 반발을 야기한 점은 향후 있을 인사 등 검찰개혁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추 장관의 발언을 두고 "인성의 문제"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검찰총장도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책인데,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사이에 저렇게 과도한 말이 오가는 것을 처음 본다"며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하는데 말을 너무 쉽게 뱉으니 그런 현상이 생기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추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공세에 동참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이 특정 정당의 의원들의 모임에 가서 검찰총장 품평을 한 가벼움과 그 언어의 경박함이 정말 목불인견"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감찰 권한을 남용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하는 일이 일상화돼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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