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 시 300만원 이하 과태료,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시각장애인 A 씨는 과외를 가려고 했다. 교통약자콜을 접수했으나 잡히지 않아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택시 기사는 안내견을 보고는 승차를 거부했다. "법적으로 안내견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A 씨의 설명에 기사는 수원 시청, 다산 콜센터 등에 전화를 걸었다. 시청에서는 '담당자'를 연결해 주겠다고 답했다. 한참 후 담당자는 "태워야 한다"는 콜백을 줬지만 A 씨는 이미 과외를 늦은 상태였다.
# 1급 시각장애인 B 씨는 안내견과 함께 버스에 타려고 하는데 운전기사의 폭언을 들었다. 버스 기사는 "어디서 개를 데리고 타려고 해! 당장 내려!"라며 명령조로 소리쳤다. B 씨가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고 하자 기사는 "벌금을 낼 테니까 내리라"고 하며 버스카드를 찍으려는 B 씨의 손을 쳐냈다. B 씨는 결국 다른 승객들에게 "제가 시각장애인인데요, 제 보조견과 함께 탑승해도 될까요?"라고 물었고 승객들이 단체로 허락하고 나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버스기사는 끝까지 "개 데리고 타려면 묶어서 박스에 담아서 타란 말이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눈'과 같다. 위 사례처럼 안내견의 동행을 제한하는 것은 비장애인들에게 '눈을 감고 타라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의 안내견 동승을 막아온 사례는 A 씨, B 씨의 경우 외에도 셀 수 없이 많다. 김예지 미래통합당의 안내견인 '조이'도 본회의 출입이 제한될 뻔했다. 국회가 그동안 국회법 148조에 의거,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안내견 출입을 제한해 와서다. 국회법 148조는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내견 탑승·출입 거부는 엄연한 위법 행위
"시각장애인들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안내견의 택시 승차 거부, 식당 출입 거부 등의 거부 행위는 '눈 뜨고는 들어오지 못하고 타지 못한다! 눈을 가리고 들어와라!'고 하는 것과 같다" 김 의원은 안내견의 택시 동승을 거부당한 A 씨의 사례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 모두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법령에 기반해 정책을 만들고 이행하는 공무원분들은 (법 내용을) 알고 계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안내견(장애인 보조견)의 대중교통 이용, 공공장소 출입 등은 이미 장애인복지법 제40조 제3항,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며 "아직도 아래와 같은 상황들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안내견의 동승 및 동행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는 행위는 '위법 행위'라는 것.
실제로 장애인복지법 제40조 제3항에는 "누구든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제4항에 따라 지정된 전문훈련기관에 종사하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쓰여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 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는 "보조견 또는 장애인보조기구 등의 정당한 사용을 방해하거나 보조견 및 장애인보조기구 등을 대상으로 제4호에 따라 금지된 행위를 하는 경우"를 차별행위로 규정한다.
처벌 수위 약해…법 규정 모르거나 알아도 안 지켜져
이처럼 엄연히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또 '담당자'만 아는 이유는 뭘까. 윤진철 장애인부모연대 조직국장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을 만들어 놓은 게 문제가 아닐까 싶다"면서 법에 대한 인지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윤 조직국장은 "장애인 차별 금지법의 처벌 조항 자체가 약해서 대중들이 문제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처벌이 강화돼야) 그것이 사회·제도적 인식을 형성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물론 처벌을 위한 처벌은 안된다. 또 강제를 하는 것만이 답이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캠페인과 홍보만으로 가능하다는 것에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현재 장애인복지법 제90조 제3항 제3호에 따르면 "제40조 제3항을 위반하여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6장 제49조 제1호에는 "이 법에서 금지한 차별행위를 행하고 그 행위가 악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차별을 한 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써있다. 다만 제6장 제49조 제2호에서는 '악의적'이란 개념을 좁게 해석한다. '차별의 고의성·지속성 및 반복성·보복성'을 고려해야 하며 피해의 내용과 규모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여져 있어서다.
그러나 처벌 강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예지 의원실 관계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카테고리에 '안내견 탑승 거부'뿐만 아니라 '등록증 반환 명령 불이행' 그리고 '장애인 자동차 표지 타인에게 양도' 등에 대한 사안이 묶여있다"면서 "만약 안내견 동행 제한을 500만 원으로 바꾸고 싶다 하면 나머지 두 개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경중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법체계를 연구하는 분들이 하는 거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장애인 포용하는 교육 필요
우리나라의 교육 체계에서 장애인은 '특수' 교육인 개별화 교육을 받는다. 비장애인인 학생과 분리되는 것이다. 이런 교육 체계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윤 조직국장은 "'인식 개선 교육'이라는 것은 자칫 '너의 인식이 틀렸어 바꿔야 해'로 비춰질 수 있다.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 학생들을 접할 수 있어야 '사람이 다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정규 교육 과정에 '장애인의 장애 특성을 고려한 배려' 내용을 추가하면 어떨까에 대한 질문에 윤 조직국장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은 대화를 하면 된다"고 간단명료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장애인이 도움을 청할 때에는 물어본 것에 대해 대답해 주면 된다"며 "예컨대 '버스가 몇 분 뒤에 오는 거냐'라고 물어보면 '몇 분 뒤에 온다'고 대답하면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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