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법승계의혹 2라운드…'수사심의위' 소집 결정

주영민 / 2020-06-11 18:11:26
이르면 이달말 수사심의위서 검찰과 '재대결'
각각 30쪽 의견서 내고 출석해 30분 진술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 의결되면서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가 시민 판단에 맡겨졌다.

▲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 의결되면서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가 시민 판단에 맡겨졌다. [UPI 자료사진]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는 11일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심의위 소집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부의심의위는 관련 규정에 따라 조만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사심의위 소집요청서를 송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사건은 이르면 이달말쯤 검찰 수사심의위에서 정식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수사심의위에서 국내 대기업 총수가 관여된 사건을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부의심의위 결정을 존중하면서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수사심의위 절차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시민위는 앞서 위원 150명 가운데 추첨을 통해 15명의 부의심의위원을 선정했다. 검찰수사심의위와 달리 이들 부의심의위원 명단에는 교사, 전직 공무원, 택시기사, 자영업자 등 일반시민이 포함됐다.

이번 의결은 15명 중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졌다. 부의심의위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수사심의위 의견을 묻는 게 적절하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수사심의위 절차 준비에 돌입했다.

수사심의위는 150~250명 위원으로 구성된다.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 분야에서 사법제도에 학식과 경험을 가진 위원들이 포함돼 있다.

위원 중 15명을 추첨해 현안위원회가 구성되고 현안위원회에서 기소 여부를 다룬다.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각각 30쪽씩 의견서를 내고 위원회에 출석해 30분간 진술을 한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에서 이번 사건은 재판에서 충실한 심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법원이 이 부회장을 기각하면서 '재판에서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를 따질 필요가 있다'고 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법원에서 소명 부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많아 기소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측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적법했고 아무런 불법 행위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심의위가 확정되면서 검찰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를 결정하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데다가, 검찰 스스로 마련한 제도를 통해 나온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도 어려워서다.

수사심의위는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인 2018년 도입됐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었다.

재경지법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심의위가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검찰 스스로 내놓은 개혁 방안인 만큼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판단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심의위 심의를 회피하려고 한 데 이어 수사심의위의 권고까지 무시한 채 기소를 강행할 경우 비판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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