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명분에 월 8800원~4만원 받고 소비자 대상 실험 중
"순정 내비 믿었다가 견인될 뻔했어요."(사용자 최**)
현대자동차가 제공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블루링크'를 이용한 운전자 후기다. 공용 주차장을 찾다가 사유지에 차를 댄 것이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순정 내비게이션이 과거의 도로 정보로 이끈 탓이었다. 5년간의 무료 프로모션이 끝나면 월 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 하는 사실도 사용차 최모 씨를 더욱 분노케 했다.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카' 경쟁이 한창이다. 이 같은 경쟁의 핵심이 '블루링크' 같은 서비스다. 사실 자동차 출고 당시에 내장된 순정 내비게이션은 운전자 사이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지만 업계는 자체 내비게이션을 포기할 수 없다.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 시장에서는 도로정보 및 운전자의 운행 습관 등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필수다.
현대기아차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유명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투어 홍보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의 외양은 화려하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차량 내 간편결제를 비롯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음성명령 공조장치 작동 등 첨단을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이 느끼는 온도는 다르다. 이름만 '커넥티드 카'로 바뀌었을 뿐 순정 내비게이션의 성능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스마트폰 길 안내로 한 시간 남짓한 길을 세 시간을 운전해서 갔다며 '순정 내비의 배신'을 토로하는 운전자도 있었다. 이동의 핵심은 길 안내인데, 애먼 AI만 끼워팔았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전문가들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비게이션 고도화에 고의로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제공하는 기능이 많을수록 예상치 못한 변수도 생기고, 소비자 불만도 쌓이기 때문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이나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와 관련한 사고는 제조사 책임이 명시돼 있지 않아 단순히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수천만 원짜리 차를 팔아야 하는데, 백만 원도 안 되는 내비게이션으로 고객을 잃으려고 하겠냐"며 "그리고 법적인 책임이 없음에도 내비게이션 고도화에 몸을 사리는 건 결국 '업계 표준'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문영역이 아닌 내비게이션의 성능을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양'만 그럴싸하게 만들 뿐이라는 지적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KT, SKT, LGU+ 등 통신사와의 업무협약(MOU) 등으로 책임과 소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분산하곤 한다. 현대자동차 그룹처럼 자율주행 개발과 실증을 위한 별도의 회사를 마련한다. 앱티브-현대차 자율주행 합작사가 대표적이다. 또 현대차는 KST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주행정보를 모으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언제 다가올지도 모를 미래차 기술을 위한 실험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현대해상 등과 연계해 보험료 할인이라는 '유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려면 앞으로 20년은 더 걸린다고 보고 있다. 도로 위 모든 차가 자율주행이 되어야 신호등과 차 간의 정보 교환을 통해 비로소 해당 기술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현재 완성차 업체가 제공하는 커넥티트 카 서비스는 현대차 블루링크를 비롯해 △기아차 '유보(UVO)'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벤츠코리아 'MBUX' '메르세데스 미' △BMW코리아 '커넥티드 드라이브' △쌍용차 '인프콘' △테슬라코리아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별정통신사업자'(테슬라코리아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LTE나 5G를 활용한 서비스 비용을 소비자로부터 거둘 수 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월 8800원(쌍용차)에서 4만5000원(벤츠코리아)에 이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보급 차원에서 무료 프로모션으로 제공하는데, 공짜로 이용하던 걸 돈을 내는 순간 소비자 불만이 많아지고 서비스에서 이탈하는 고객도 많아질 것"이라며 "그런 경우를 대비해 완성차 업체 들이 차 가격에 부대 비용을 포함하는 꼼수를 부리지 않겠냐"라고 꼬집었다.
순정내비게이션
이때 '순정'이란 자동차 출고 초기 매립된 부품 또는 기본 서비스를 일컫는다.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커넥티드 카는 차와 차, 차와 인프라, 차와 이동단말기, 차와 보행자 사이의 무선통신이 이뤄지는 서비스다. 자동차가 통신망과 연결돼 차량 스스로 지도, 교통상황 등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실시간 길찾기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음악 등과 같은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등 LTE와 5G 통신망으로 가능한 통합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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