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변화된 선전선동 반영…선대와 선긋기
北주민 정보역량 달라져 선전방식 변화했다는 분석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과거 김일성·김정일이 스스로 우상화를 위해 내세웠던 '축지법 사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축지법의 비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45년 용천군 인민자치위원회 연회에서 한 얘기라며 '인민대중의 축지법'에 대해 설명했다.
신문은 "사실 사람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며 땅을 주름 잡아 다닐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항일무장투쟁시기에 발톱까지 무장한 강도 일제와 싸워 이길 수 있은 것은 인민대중의 적극적인 지지와 방조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축지법이 있다면 그것은 인민대중의 축지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지법에 대한 이 같은 해석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와는 다른 것이다.
그간 북한은 역사 교과서 등을 통해 김씨 일가 3대 세습 체제를 미화하면서 '축지법설'을 동원해왔다. 김일성 주석이 항일 무장투쟁시절 모래로 쌀을, 솔방울로 총알을 만들었으며, 축지법을 쓰는가 하면 가랑잎을 타고 큰 강을 건넜다는 전설 등을 선전했다.
또한 지난 1996년엔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선전 가요도 나왔다. "축지법 축지법 장군님 쓰신다 /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천하를 쥐락펴락 / 방선천리 주름잡아 장군님 가신다"는 것이 가사 내용이다.
그러나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에 몰입하던 북한의 선전 방식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변화가 감지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변화는 북한의 스마트폰 보급이 600만대를 넘어서는 등 주민 정보역량이 달라지며 당국의 선전방식이 변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제는 얼토당토 안 한 이야기로는 더 이상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선대와는 일정 부분 선을 그으면서 자신의 지도력을 강조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집권 8년 차에 접어든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의 신비적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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