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손정우 "미국 송환 안돼…이중처벌 금지 보증해야"

주영민 / 2020-05-19 16:48:51
손정우 "확정판결 미국 기소 처벌 않는다는 보증 없어"
검찰 "인도조약과 법률 다를 경우 인도조약 따라야 해"
다크웹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수천여 개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 측이 법원 심사에서 송환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 한국과 미국 등 32개국 공조수사 결과 적발된 다크웹 사이트에 폐쇄를 안내하는 문구가 적혀있다. [경찰청 제공]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는 19일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와 관련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손정우 측 변호인은 "미국에 기소된 9가지 범죄 중 검찰은 자금은닉세탁에 관련한 3가지에 대해서만 인도를 청구했다"며 "범죄인인도법 10조에 따르면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에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청구의 보증이 없으면 인도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확정판결이 난 부분에 대해 미국이 기소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는다는 보증이 없다"며 "보증서가 없다면 인도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인도조약과 법률이 다를 때에는 인도조약에 따르도록 돼 있다"며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에는 인도법 10조와 유사한 보증을 요구하고 있지 않아 꼭 보증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도 "한미 범죄인인도조약 15조에 따르면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에는 재판받거나 처벌받을 수 없다고 돼 있다"며 "이 조약은 국내법에 우선하는 특별법에 해당하므로 그 자체로 보증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정우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를 들어 인도를 불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검찰은 "재판이 계속 중이거나 확정된 경우에만 절대적 거절 사유"라고 반대했다.

손정우 부친이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지난 11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을 두고도 주장이 갈렸다.

손정우 부친의 고발은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손정우 부친이 형사고발한 사건은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냐"고 묻자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돼 검토 중이나 이 사건 수사는 기소가 되지 않는 한 어떤 거절사유에도 해당할 수 없다"며 "수사를 할지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손정우 측 변호인은 인도 대상이 된 자금은닉세탁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손씨 명의의 휴대전화가 없어 부친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에 부친 통장 계좌로 인출한 것"이라며 "당시 전자화폐가 국내 투기수단으로 활용됐기에 투자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서버 자체도 국내에 있고 손씨 본인 집에서 범한 범죄로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에서 범한 범죄"라며 "대한민국에서 처벌하는 법률이 있으니 외국으로 보내는 것은 속인주의 속지주의를 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손정우 부친의 고발건과 관련해 기소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검찰 측에 확인을 요구하고 다음달 16일 한 번 더 심문기일을 열기로 했다.

재판부는 두 번째 심문기일에는 손정우를 소환해 입장을 들은 후 곧바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이날 손정우는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손씨의 아버지만 법정을 찾았다. 손정우의 부친 손모(54) 씨는 재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죄는 위중하지만, 저쪽(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이 불쌍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손정우는 최근 문제가 됐던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등이 나오기 전부터 청소년과 영유아가 등장하는 미성년 성착취물 22만 건을 유통한 혐의로 지난해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가 지난달 27일 만기 출소 후 곧바로 재수감됐다.

미국 법무부가 손 씨의 출소에 맞춰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른 송환을 요구해서다. 자국에서도 웰컴투비디오를 통해 성착취 동영상이 유통된 피해자가 있는 만큼 미국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2019년 10월 손정우를 아동음란물 광고와 수입, 배포 등 9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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