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쥐어주면 조용…3~9세 아동 22.9% '과의존위험군'

김지원 / 2020-05-06 17:25:31
부모 외벌이·과의존위험군 인지 여부에 영향받아 "걱정스럽긴 하지만, 외식할 때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을 앉혀놓고 예의를 지키며 밥 먹이기가 여간 쉬운 게 아니다."

4, 5세 연년생 자매를 키우는 A 씨. 어린이날을 맞아 나선 가족 외식의 필수품은 '스마트폰'이었다. 두 아이를 식탁에 앉혀 놓기 위해 스마트폰을 쥐어줘야 했기 때문이다.

▲ 지난 2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숍을 찾은 아이들이 삼성 갤럭시 S20과 S20+ 등 최신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음식점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얌전히 있는 아이들.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만3~9세 유아동의 스마트폰 과잉의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9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3~9세 유아동의 22.9%가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과의존위험군은 고위험군과 잠재적위험군을 합친 범위다. 36점이 최고점인 다음 설문 문항에서 28점 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27점∼24점이면 잠재적위험군으로 분류한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9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유아동용 설문 문항. [2019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보고서 캡처]

특히 동 조사에서 과의존위험군 유아동 비율은 17년 19.1%, 18년 20.7%, 19년 22.9%를 기록하는 등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며 아이들에게도 더욱 더 접하기 쉬운 물건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세부연령별로 고위험군은 6~9세(2.8%)가 3~5세(1.7%)보다 높으며, 잠재적위험군도 6~9세(21.5%)가 3~5세(19.3%)보다 높게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접할 기회가 많고, 스마트폰의 사용이 이미 습관화 된 경우도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성애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너무 어릴 때부터 평상시 보지 못하는 색채와 소리가 나오는 스마트폰을 접하게 되면, 무의미하게 오래 쳐다보게 된다"며 "시각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촉각 등이 함께 발달해야 하는데, 시각적 자극만 보게되고, 그러다보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하는 자료들을 자극적이지 않다고 느끼며 스마트폰에 중독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아동의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지 교수는 "부모 차원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 내용 등을 조절해야 한다"며 "촉각 등을 사용하는 다양한 놀이를 함께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야할 필요가 있다"라며 사회적 노력도 강조했다.

실제 유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율은 '부모의 맞벌이 여부', '부모의 과의존 여부'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의 유아동은 외벌이 가정 아이들보다 과의존 위험율이 5%가량 더 높았다. 또한 부모가 과의존위험군인 아동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과의존위험군 비율이 10%가량이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지 교수는 "부모의 적절한 통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식을 전환시키는 캠페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해당 조사는 2019년 8~10월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2만8592명을 대상으로 를 실시했다. 연령별로는 유아동(만3∼9세) 2348명, 청소년(만10∼19세) 4434명, 성인(만20∼59세) 1만8689명, 60대 3121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0.58%p에 신뢰수준 95%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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