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관 웨이팅만 2시간…명품족엔 '코로나19 엔드게임'?

손지혜 / 2020-05-04 18:23:51
고가의 제품…소비자들 컨택트(대면) 쇼핑에 나서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 선물을 구매하러 4일 백화점 명품관을 찾은 A(28세) 씨는 긴 웨이팅에 당황했다. 월요일인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쇼핑을 나오지 않을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A 씨가 오후 2시 45분에 웨이팅 리스트를 작성했을 당시 앞에는 40여 팀이 대기 중이었다. 결국 A 씨는 2시간을 꼬박 기다리고 나서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 4일 신세계 강남점 명품 매장 앞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독자 제공]

코로나19로 오히려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 기간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평소에는 여행 경비로 쓰였을 여유 자금이 명품 소비로 쏠린 것.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명품의 매출이 전년 5월 2일~5월 5일(동일한 요일 기준) 대비 29%가 올랐다고 밝혔다. 동일 날짜 기준 신세계 백화점도 전년 대비 명품 매출 신장률이 34.6%에 달했고 현대의 경우 35.7%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백화점의 전체 매출 신장률은 미미했다. 신세계만 3.3%가 증가했고 롯데와 현대는 각각 2.3%, 1.5%씩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꾸준한 명품 소비와 '보복 소비' 심리가 함께 나타난 결과라고 판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져도 서민들이 소비하는 의류 잡화의 매출이 떨어지지 명품의 매출은 일정하다"면서 "여기에 해외로 여행을 가지 못해 억눌려있던 소비 심리가 더해져 명품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소비자들이 유독 명품 쇼핑에만 '언택트(비대면) 쇼핑'이 아닌 '컨택트(대면) 쇼핑'에 나선 것은 높은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싼 만큼 직접 보고 사려는 것이다.

▲ 4일 명품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40여 팀이 대기 중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 A 씨는 명품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2시간가량 기다려야 했다. [독자 제공]

백화점 명품관이 붐빌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A 씨는 "아무래도 비싼 돈 주고 사는 물건인 만큼 사람들도 직접 와서 입어보거나 (가방을) 들어보고 구매하려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명품의 경우 온라인 구매 자체가 활발한 상품이 아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의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에 명품의 온라인 구매는 비교적 덜 활발한 편이다"고 밝혔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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