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타격 받은 車산업…구조개편 가속화해야"

김혜란 / 2020-04-30 19:37:53
전문가"부품사 위기, 코로나때문만 아냐…'전기·자율' 산업변화 따라야"
"위기때마다 징징댄다고 돈 대냐" 비판…자연도태 피하려면 실력키워야
최근 자동차 관련 협회들은 코로나 19로 신음하는 자동차산업을 위해 32조 원을 수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셧다운에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공급처가 끊긴 자동차 부품업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으니 정부에 유동성 공급을 요청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자동차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지만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자동차산업은 변화의 시기에 있기때문에 이 기회에 산업자체를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판단은 냉정하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 교수는 "더 이상 퍼주기식의 대책은 곤란하다"며 한국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자동차 업황은 좋지 않았으며 자율·전기차 위주의 패러다임으로 산업 구조 자체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따르지 못하면 자연 도태하기 마련인데,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더 빨라졌을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기간산업 대책은 '투트랙'으로 윤곽이 잡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살릴 곳을 살리지만 산업구조조정도 함께 가는 방향이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자동차연구원을 통해 부품기업의 미래차 사업 전환을 위한 컨설팅과 연구개발(R&D)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항공운임 관세특례 대상부품 확대 △수입 관부가세(상반기분) 납기 연장(최대 12개월)및 징수 유예(최대 9월) 지원 △공공부문 차량 조기구매 △공공부문 차량계약시 선금 지급(최대 70%) 추진 △구매보조금 중 전기화물차 비중 확대 검토 등의 대책이 병행된다.

이 연구위원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 자율주행차로 가는 세계 자동차 산업 변화에서 구조조정과 산업 고도화 노력을 한국 자동차 업계가 외면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발 늦었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라며 정부의 대책을 반겼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기업의 R&D 투자 규모는 2017년 기준 한국은 7조 원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30조 원, 독일은 49조 원이었다.

또 일본과 미국,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2011년부터 산업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미국의 경우 부품업체의 25%에 해당하는 1200여 개 회사가 첨단화했다. 독일은 2024년까지 저성장·저수익의 위험을 안고, 미래차 전환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일례로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기준 1만9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동시에 전기차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4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인 책임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박 교수는 "위기 때마다 유동성 공급을 해달라는 건 시쳇말로 징징대는 거다"라며 신랄히 비판했다. 개별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은 재난지원금으로 갈음이 되는 이상 정부가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무조건적인 유동성 공급은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며, 기술투자에 여력은 다한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월 이후에도 부품사들의 수주 릴레이가 이어질 만큼 저력 있는 부품업체들은 실력 발휘를 했다.

화신은 "폭스바겐 사의 북미 생산, 판매 전기차 플랫폼 부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4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447억8471만 원이다.

우신시스템 지난 두 달간 총 1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 3월, HL그린파워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설비 공급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2월에는 태국 'AUTOALLIANCE'에 차체자동용접라인 설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학 교수는 "정부가 대놓고 '손 안대고 시장에 맡기겠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산업구조 개편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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