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출마'로 존재감 증명…22대 총선서 패자부활 노린다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253개 지역구에 모두 후보를 냈다. 이 가운데 15.4%에 해당하는 39명을 3040세대로 채웠고, 25명이 생환에 성공했다. 11명이 당선된 미래통합당보다 두배 가량 높은 수치다. 다만 민주당의 청년 기준인 '만 45세 이하'를 적용하면 국회에 입성하는 청년은 10명으로 '뚝' 떨어진다.
민주당은 '청년 정치', '세대 교체'를 줄기차게 외쳤다. 하지만 젊은 후보만 내세운다고 '젊은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직접 민주당을 젊은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지만 낙선한 이들도 적지 않다. 최전선에서 싸우다 석패한 민주당 3040세대. 이들은 4년 뒤 패자부활을 노리고 있다.
'노무현의 사위' 곽상언…"제 이름으로 소명 찾겠다"
곽상언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해 2개월도 안 되는 선거 준비에도, 4만2613표를 얻어 4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8년간 텃밭을 다져온 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얻은 56.88%(5만8490표)에 15.4%p 차이로 낙선했지만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곽 변호사는 낙선 확정 직후 페이스북에 "지역의 미래, 정치의 미래를 앞당기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면서 "다시 시작이다. 또 걷겠다. 걸으며 새로운 내일을 만들겠다"고 22대 총선 출마의 뜻을 숨기지 않았다. 일단 곽 변호사는 총선 출마로 당연직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자리 굳히기에 이어 지역의 맹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 변호사를 설명하는 첫 키워드는 결국 '노무현'이다. 호불호를 떠나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뿌리깊게 자리 잡았다. 그의 사위 곽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던 이유다. 그는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저를 노 대통령의 사위로 본다. 이제는 곽상언이라는 제 이름 석 자로 제 소명을 찾겠다"고 말한다.
'영입인재 9호' 최지은…"앞으로의 길, 멀지 않았다"
부산 북강서을은 민주당엔 '험지 중의 험지'다. 16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신설된 이후, 단 한 번도 진보진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보수 텃밭'에 도전장을 내민 이가 바로 민주당의 '영입인재 9호' 최지은(39) 박사다. 심지어 통합당 김도읍 의원이 재선 현역인 지역으로, 정치 입문 3개월 차인 최 박사가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결과는 52.03% 대 43.20%로, 모두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최 박사는 낙담하지 않는다. 그는 "43.2%라는 숫자에서 앞으로의 길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선거 기간 제 손에 따뜻한 커피를 쥐어주시고, 궂은 날씨에도 유세 현장에 찾아와 응원해주시던 시민들의 과분한 사랑을 잊지 않겠다"고 말할 뿐이다.
부산 출신인 최 박사는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국제개발학 석사를 마쳤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개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민주당에 영입되기 전까지는 세계은행에서 중국 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경제통'인 최 박사가 부산에 출마하게 된 이유는 고향의 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최 박사는 "우리가 패배한 이유가 부산의 경제 문제 때문"이라며 "이를 어떻게 풀지 고민해보겠다"고 재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향후 행보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면서 "당분간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주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며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 최소 득표' 김한규…"민주당 짝사랑으로 험지 출마"
이번 총선에서 강남병에 출마한 김한규 변호사는 3만6423표(33.57%)를 얻었다. 통합당 유경준 당선인이 기록한 65.38%(7만0917표)와 비교해 더블스코어에 가깝다. 이는 서울에서 가장 큰 득표율 차이다. 그럼에도 낙선 일주일 만에 자신의 유튜브에 '나의 총선 도전기'를 올려 본인의 패인을 분석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김 변호사는 힘이 있다.
김 변호사는 "사전 준비가 없었던 전략공천이 낙선의 큰 요인"이라며 "정당 지지도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로 봤을 때 구도 자체가 좋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저라는 인물은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고 냉철하게 진단했다. 이어 "솔직히 당선될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었지만, 당에서 다른 판단을 내렸다"며 "민주당에 대한 짝사랑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험지 출마를 받아들였다"고 솔직하게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이른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스펙의 소유자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를 패스했고, 하버드대에서 로스쿨을 마쳤다. 2005년부터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있다. 실제로 그를 향한 통합당의 구애도 여러 차례 있었을 정도로 보수진영에서 탐내는 스펙의 인재다.
김 변호사는 '다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당선이라는 목표를 위해 '개인 김한규' 보다는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임했다"면서 "강남병의 특성상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중산층이 탄탄해야 사회적 가능이 줄어들고 경제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 정치인이 더 많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원외에서라도 돕고 싶다"고 부연했다.
'전국 최소 표차' 남영희…"더욱 단단하고 똘똘해질 것"
이번 총선에서 동미추홀을에 출마한 민주당 남영희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무소속 윤상현 의원에게 3920표 차이로 이겼지만, 본투표까지 합친 결과 '전국 최소 표차'인 171표 차로 낙선했다. 그는 재검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결국 22일 "재검표를 당당히 포기하겠다"며 결과에 승복했다.
그날로 오대산을 향했던 남 후보는 나흘 만에 돌아왔다. 그는 페이스북에 "산에 가서 '명상'을 통해 생각을 다듬어보니 오로지 생각나는 것은 저의 부족함이었다"며 "왜 미추홀 주민들이 저를 지지해야 하는지 설득할 논리도 부족했고 저의 장기도 보여드리지 못했으며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패배는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 후보는 민주당에 잔뼈가 굵은 이른바 '중고 신인'이다. 민주당 부대변인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으로, 이번 총선에서 국회 입성을 꿈꿨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하지만 차기 총선을 위해 공부하며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 후보는 "지역을 알고, 동네를 알고, 마을을 알고, 이웃을 알고, 문제를 알고, 대책을 알아야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난 보름간 한 뼘 정도는 더 큰 느낌이다.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를 퇴비삼아 더욱 단단하고 똘똘한 남영희가 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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