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측 변시낭인 속출에 합격률 순차적 80% 이상 주장
대한변협, 변호사업계 포화상태…합격률 50%이하 줄여야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인일 24일. 발표 결과 3316명 응시자 중 1768명이 합격해 53.32%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지난 8회 변시 합격률(50.7%)보다 약 3%p(77명 증가) 합격률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합격률 50%대를 이어가면서 응시자 2명 중 1명은 '변시낭인'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합격률을 둘러싼 법조계 논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이유다.
법조인 배출 체제가 사법시험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바뀐 지 올해로 12년째를 맞았지만,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두고 감정싸움만 격해지는 모양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법조인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로스쿨 측은 합격률을 높여 시험 합격에만 매몰된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스쿨 측은 시험 응시자의 60% 이상(약 2000명 이상)의 합격을, 대한변협은 50% 이하(약 1500명 이하)의 합격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대한변협이 변시 합격률을 50% 이하로 제한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변호사가 너무 많아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9년 로스쿨에 입학, 2012년 졸업한 1기를 시작으로 해마다 법조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변호사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1만 번째 변호사가 탄생하기까지는 꼬박 100년이 걸렸지만, 로스쿨 도입 등으로 지난 2014년 2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3만 번째 변호사가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에 불과했다. 변호사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최근 대한변협이 법무부에 9회 합격자 결정 관련 의견서를 전달하고 합격자 수를 1000명 이하로 결정하라고 요청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대한변협 관계자는 "변호사수급 상황이나 수요, 유사직역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행정사만 약 34만 명에 달하고, 변호사의 경제적 여건도 부실한 현실적 조건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변호사업계의 주장과 달리 로스쿨 측은 합격률을 높여 시험 합격에만 매몰된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단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는 응시자대비 합격률을 최소 60% 이상 보장하고 최종적으로 80%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회 합격자는 응시자 3316명의 60%수준인 1990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합격률을 점차 높여 5년 차인 2024년(변시 13회)부터는 합격률 80%로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2012년 실시된 1회 변시 합격률은 87.1%다. 1665명이 지원해 1451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2회 75.1%, 3회 67.6%, 4회 61.1% 등 계속해서 낮아졌다. 5회 시험 합격률은 55.2%로 역대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고, 6회 51.4%, 7회 51.4%, 8회 50.7%다.
이처럼 저조한 합격률로 '변시낭인'이 속출하자 법무부는 시험 기회를 5번으로 제한하는 '5회 응시제한'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는 '오탈자(五脫者)'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오탈자는 로스쿨은 졸업했지만, 변시에 5번 탈락해 변호사가 될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린 자들을 부르는 말이다.
지난 8회 시험까지 응시금지자가 된 로스쿨 졸업생 수는 687명이다. 이날 합격자를 발표한 9회 시험 결과에 따른 응시금지자는 920~94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로스쿨 측은 변시의 낮은 합격률로 인해 국내 법조인력 배출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변호사 수급현황 등을 고려해 합격률을 조정하는 것도 법률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실제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배출된 법조인력 수는 1만9532명이다. 사법연수원과 변시를 통해 배출된 변호사 수를 더한것으로 이는 로스쿨 도입 당시 법조인력 수급전망(2009~2019년) 2만2696명보다 3164명(13.9%) 적은 수치다.
로스쿨 측이 장기적으로 변시를 자격고시화하고, 올해부터 합격률을 최소 60% 이상으로 높여 '변시낭인'과 '오탈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오수근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는 "변호사시험법은 변시 합격자를 로스쿨 도입 취지를 고려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변시관리위원회의 의견이나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로스쿨협의회 이견을 들어야 하지만 주된 고려사항은 '로스쿨의 도입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로스쿨은 총 정원을 정할 때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 및 법조인 수급상황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며 "변호사 수를 고려하려면 변시 합격률을 제한하지 말고 로스쿨 정원을 조절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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