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측근서 '친박'된 김경재 씨 4.19묘지서 추모객에 봉변

이원영 / 2020-04-19 15:09:55
4.19혁명 60주년 수유리 추모객 물결
총선 분위기 탓 참석자들 고무된 표정
참배객 "민주화 후퇴는 더이상 없어야"
4.15총선 뒤 바로 맞이한 4.19민주혁명 60주년인 19일 서울 수유리 4.19민주묘지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민주화 세력의 적통을 잇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탓일까, 이날 민주화의 성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묘지 입구로 이르는 길에는 '잊지 말자 4.19, 앞당기자 통일조국', '4.19민주영령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겠습니다' '자유·민주·정의 4.19혁명 정신을 계승하겠습니다' 등의 플래카드가 차로를 가로질러 펄럭였다. 추모객들의 표정과 발길은 밝아보였다.

▲ 서울 수유리 4.19민주묘지 앞에는 4.19민주혁명 6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카드가 많이 걸렸다.[이원영 기자]

'응징취재'로 유명한 '서울의 소리' 방송 백은종 대표의 모습도 보였다. 왜 왔냐는 물음에 그는 "4.19혁명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ㅇㅇㅇ를 응징하러 왔다"고 했다. 50년 넘게 4.19 묘지를 찾고 있다는 손학규 전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얼굴을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한 민생당의 총수였던 그의 표정은 복잡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으나 박근혜 정부에 참여하면서 '친박' 인사가 돼 우익단체의 대명사인 자유총연맹 총재를 지냈던 김경재 씨도 모습을 보였다. 그가 묘지를 배경으로 동행한 일행과 사진을 찍자 지나던 추모객이 "사진 찍으러 왔냐"며 거칠게 항의하며 양 측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참배객 일행은 김 씨를 향해 "노무현 8000억 수수 허위발언을 한 자가 여기 왜 왔냐"고 소리를 지르면서 양 측이 몸싸움 직전까지 갔으나 가까스로 떨어졌다.

▲한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가 박근혜 정부에 참여해 '노무현 8000억 수수설'로 유죄를 받았던 김경재 씨가 지나던 추모객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이원영 기자]

김경재 씨는 박근혜 정부 참여 시절 "노무현도 삼성에서 8000억 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고 말했다가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 및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4.19가 발발했던 1960년 당시 16살 나이였던 당시 마산상고에 입학생 김주열 열사는 3.15부정선거 시위에 참여했다 실종된 뒤 27일 만에 마산중앙부두 앞바다에서 눈에 최루탄에 박힌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의 가묘(실묘는 고향인 전북 남원에 있다)엔 김주열 열사와 동년배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긴 시간 그 시절을 이야기하며 머물렀다. 발길을 오래 멈춘 노신사들의 눈매엔 60년 민주화 여정의 고난과 기쁨이 교차했다.

그들은 60년 전 추억을 떠올리며 며칠 전 4.15총선을 이야기 했다. 60년 전과 후를 이야기하면서 그들은 여러번 눈을 지긋이 감았다. 이들은 "더 이상 이 나라에 민주화의 후퇴는 없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 4.19민주혁명 60주년 공식 구호 '아! 민주주의' [이원영 기자]

▲ 4.19민주혁명 성지에 웬 극우파 시위자가 나타났나, 사람들은 의아해하며 눈길을 돌렸지만 자세히 보면 민주당이 진짜 정통 우파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깃발에는 일제의 상징인 욱일기를 배경으로 '친일 수구의 뿌리인 을사오적 이완용의 후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승만, 이명박, 박근혜, 전두환, 노태우 등의 사진이 실려 있다. [이원영 기자]

▲김주열 열사의 추모묘. 많은 이들이 비석 앞에 오래 머물며 60년 전과 후를 이야기 했다. [이원영 기자]

▲손학규 전 민생당 선대위원장(왼쪽)과 함께한 기자. [이원영 기자]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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