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미중 비축유와 원유 재고물량 한계…골드만삭스 "'유가 몇 주 동안 계속 하락할 것"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사상 유례없는 수요 감소를 예상한 가운데 미국, 중국 등이 원유 비축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수요 감소를 뒷받침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 차원의 대규모 원유 확보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감소 폭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5월이면 전 세계 저장소도 가득 찬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바닥을 친 유가는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기 어려워 보인다.
타스 통신은 OPEC이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유례없는 석유 수요 감소를 예상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PEC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하루 평균 수요 감소량이 680만 배럴로 예상되며, 올해 2분기에는 하루 약 1200만 배럴, 4월만 보면 하루 2000만 배럴의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른 저유가 국면에서 '큰 손'인 미국과 중국이 원유 비축에 나섰지만 감소한 수요를 채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비축유를 저장할 저장소 용량은 많이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의 선임 컨설턴트인 리 선(Lei Sun)는 "중국은 유가 하락을 틈타 비축량을 채우기 위해 원유 수입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올해 저장용량 활용률이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중국의 경우 가용 저장 용량이 상당 부분 채워진 상태여서 장기적인 비축 활동을 위해선 저장소 증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나마 유가를 받쳐왔던 중국의 비축에 따른 유가 지원 효과는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도 원유 비축을 크게 늘렸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은 미국 원유 비축량이 지난주 190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1주일 증가분으로는 사상 최고치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규모 원유 비축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 원유재고는 이미 5억 배럴 이상이다.
로이터는 "EIA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재고가 지난주 570만 배럴 증가했으며 현재 총 5500만 배럴이 상승했다. 이 허브는 약 7600만 배럴의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파이프라인 회사들은 5월 중순까지 만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쿠싱은 WTI 인도지로 미국의 거대 원유생산 시설이자 허브 중 한 곳이다.
앞서 모하메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지난 9일 열린 OPEC+ 긴급 화상 회의에서 "5월 한 달 안에 이용 가능한 글로벌 원유 저장 용량을 소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OPEC 사무국의 가용 글로벌 석유 저장 용량에 대한 평가는 10억 배럴에 달한다"면서 "공급 과잉은 13억 배럴을 더 추가 하기 때문에 5월 한 달 안에 이용 가능한 글로벌 원유 저장 용량을 소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OPEC+는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0%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분이 원유 감산분을 크게 상회한다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한 4월 하루 원유 수요 감소분은 2900만 배럴로, 이는 지난 25년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16일 1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0.24달러) 내려간 19.87달러에 마감했다. 20달러 선을 내준 것은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6.5%(1.91달러) 내린 27.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기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린 셈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골드만 삭스 (Goldman Sachs)는 유가가 앞으로 몇 주 동안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감산합의에 대해 역사적이지만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