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 투표중 무단이탈 사례 6건도 확인돼
방역당국 "잠복기 고려해 1~2주일은 더 지켜봐야" '코로나19' 사태로 4·15 총선은 사상 처음 '선거 방역' 속에 진행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만약 이번 총선 이후 대규모 재확산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한국식 선거 방식과 방역체계는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투표 절차가 복잡해졌지만, 지난 15일 전국 곳곳의 투표소엔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21대 총선 최종 투표율은 66.2%로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초 방역당국은 투표 과정에서 강화된 물리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전파 사태 등을 우려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자 투표장에서는 시민들 대다수가 정부의 방역지침을 잘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전국의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투표소로 지정된 곳을 찾은 유권자들이 각자 1m씩 거리를 둔 채 대기하면서 벌어진 모습이었다.
이후 체온 측정을 마친 유권자들은 손 소독을 하고, 장갑을 끼고 나서야 비로소 투표소로 입장했다.
지금까지의 선거와 달리 절차가 까다로웠으나 유권자들은 대부분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투표 사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대체로 무난했지만 유권자가 몰리면서 거리 두기가 허물어지거나 어린 자녀를 동반한 경우도 목격됐다. 잘 지켜지는가 싶던 앞사람과의 간격은 투표자들이 몰리면서 순간순간 허물어졌다.
특히 일부 유권자는 투표했다는 기록을 사진으로 남기는 이른바 '인증 사진'을 찍으면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겼다.
방역 당국은 교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손등이나 장갑 위에 투표도장을 찍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여전히 손등과 장갑에 도장을 찍고 기표소를 빠져나오는 유권자들이 여러명 보였다.
경기도 안양시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20대 남성 최 모 씨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는 기념 사진을 남기기 위해 비닐장갑 위에 도장을 찍었다"며 "장갑위에 찍었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 위험은 없을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반면 이를 지켜보면 50대 주민 박 모 씨는 "정부에서 위험하다고 하지 말라는 걸 왜 꼭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닐 장갑 위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수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라도 바이러스에 노출될까 걱정된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또한 일부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대기 중인 시민들에게 술을 권하거나 투표용지를 찢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밖에 이날 투표에 참여한 자가격리자 1만1151명 중 투표장 외의 장소에 방문한 사례 6건이 확인됐다. 이에 방역당국은 6건 중 3건에 대해서는 바로 경찰 등에 고발할 예정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러 국가에서 선거를 연기하고 있음에도 철저한 방역지침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현장에서 애써 주신 투표사무원 및 지자체 공무원들 덕분"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다만 "코로나19의 특성상 잠복기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어떠한 방역적인 영향이 있었는지를 정확히 평가하려면 최소한 1~2주일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도 "시민들이 대체로 방역지침을 잘 지켜서 이번 선거가 코로나 확산에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잠복기도 고려해야 하고, 유세 현장에서 밀접 접촉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2~3주는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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