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정 씨를 보니 무서워 말 한마디 못했습니다. 토순이한테 너무 미안해요."
'토순이 언니' 이 씨는 2심 재판이 끝난 후 고개를 떨궜다.
서울 망원동 주민의 반려견 '토순이'는 지난해 10월 9일 20대 남성 정모 씨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됐다. 폭력전과가 있는 정 씨는 토순이를 걷어차고 머리를 짓밟아 살해한 후 사체를 훼손, 유기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CCTV에는 정 씨가 토순이를 살해한 후 박수를 치며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 동영상은 피해자는 물론, 시청한 모두에게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다.
지난 1월 22일 1심에서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정 씨는 7일 후인 2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피해자 A 씨는 맞항소했다. 정 씨는 지난 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에서 "편모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고, 어머니가 다치셔서 제가 곁에 있어야 한다"라는 이유를 들며 감형을 요구했다. 8개월형을 거부하고 항소한 정 씨는 "반성하고 있다. 출소 후에는 착하게 살겠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 A 씨의 딸 이 씨와 이 씨의 할머니가 참석했다. 법정에서 피해자 이 씨는 정작 발언하지 못했다. 이 씨의 할머니가 "8개월 형량이 너무 적다"라고 한 마디 했을 뿐이다. 이 씨는 재판이 끝난 후 "정 씨는 폭력전과범인데다가, 옆 동네에 산다. 출소 후 무슨 짓을 할까 무섭다. 접근금지신청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 씨는 "20일 재판에서는 용기를 내서 말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재판에 앞서 13일 8333명의 탄원서가 담긴 USB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출됐다. 접수처에서는 "대체 무슨 사건이길래 탄원자가 그렇게 많냐"며 놀랄 정도였다.
온라인 탄원자 총 6914명, 자필탄원 총 216건을 기록한 '경의선 자두' 사건의 경우 2심에서 쌍방항소가 모두 기각돼 6개월형 원심이 유지됐다.
동물학대범에 대한 분노는 토순이 사건에서도 끓어올라 "토순이 살해범을 강력처벌해달라"는 8333명의 염원이 모였다. 이런 공감과 연대가 원심 유지를 넘어 가중처벌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망원동 토순이' 사건 2심 선고재판은 오는 20일 10시 50분, 서울서부지방법원 406호에서 열리며 방청은 누구나 가능하다.
K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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